최종편집 2024년 12월 04일 02시 40분
‘러빙 빈센트’, 95분짜리 그림을 만나다
[스페셜리스트 | 문화] 김빛이라 KBS 기자
지독한 편도선염으로 초겨울 몇 주를 꼼짝 못하고 지냈다. 누군가 온 몸을 쿡쿡 찌르는 것처럼 아프기 시작하더니 이내 침을 삼키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찾아왔다. 전염성은 없다지만 선약도 모두 취소…
님아, 이 영화를 놓치지 마오
‘A열 3번.’ 극장 A열에 앉아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나 싶었다. 노트북 앞에서 집중해 타자치는 시간이 많은 탓에 목이며 어깨가 뻐근해지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피해오곤 했다. 영화 취재를 맡고나선…
영화 '택시운전사'와 송강호의 '마음의 빚'
어린 시절의 기억은 강한 힘을 지닌다. 시간과 함께 머릿속에서 흐릿해지는 사건들이 있는가하면,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 그때 느꼈던 기분, 분위기가 어떻게 그렇게 생생하고 또렷…
SNS의 딜레마
스타들을 둘러싼 논란의 끝엔 축구 감독 퍼거슨이 남겼다는 명언이 따라붙는다. ‘SNS는 인생의 낭비다’. 한 순간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거나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게 만드는 ‘한 줄’, ‘사진 한 장…
원로 배우가 대학로 무대에 오르는 이유
글과 말로 생각을 풀어내는 것은 여전히, 앞으로도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작업일 것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하다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문제는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영웅도 늙는다, 고마웠어 울버린
지난해 이맘 때, 울버린, 그를 인터뷰했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영화 담당기자가 되고 나서 처음 맡게 된 미션이 휴 잭맨을 만나는 일이라니! (인터뷰룸에 들어서면서도 ‘이건 꿈이야’라고 두근거리는…
딩동댕동, 전국~ 노래자랑!
구순을 넘기신 할머니와 함께 산다. 가족들 모두 출근한 시간, 할머니의 ‘동무’는 텔레비전이다. 방송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나로선, 언젠가부터 집에서만큼은 TV를 일부러 켜지 않는 습관이 생겨…
‘판도라’와 ‘임을 위한 행진곡’
어떤 영화, 어떤 장면을 봐도 몰입이 되지 않던 요즘이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대한민국의 현 상황을 따라가기도 바쁜데, 팝콘을 들고 극장을 찾을 새가 어디 있으랴. 치맥을 준비해놓고 뉴스시간…
배우 윤여정, 그녀의 이야기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건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라 한다. 취재원들의 말문을 열어야 하는 의무를 띈 기자로서는 가슴에 새기고 또 새겨야할 말임에도, 듣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질문…
진흙 속에서 피어난 꽃, 신화가 된 부부
늦더위에 몸서리치던 가을의 문턱, 이중섭을 연이어 만났다. 학창시절, 그림에 영 흥미가 없던 나조차도 미술책 속 ‘황소’그림에선 ‘역동적인 조선인의 기개’가 느껴진단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
한국전 참전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
“이건 이제 과거의 일이죠. 우리에겐 삶을 축복해야 할 우선권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우리는 ‘현재’를 살아야 하고,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삶을 축복해야 하는 거예요.” (“It’s in th…
‘디어 마이 프렌즈’에 눈길이 가는 이유
“Just live well. Just live.” “그냥 살아요.” 소설 ‘미 비포 유’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Just’ 라는 단어의 울림이 이렇게 클 수 있구나. ‘그냥’ 사는 것 자체도 쉽지 않구나…
그땐 왜 몰랐을까요
“이 대사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했어요.” 배우 한효주가 말했다. 몇주 전 영화 ‘해어화’ 개봉을 앞두고 만난 그녀에게서 들은 말이다. 정말이었다.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그렇게 좋은 것을”이라…
사랑은 여행과 닮았다
낯선 공간은 늘 매력적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기 속을 거닐다 몇 평 남짓의 카페에 들어가 마시는 커피 한 잔. 그 순간의 기억은 의외로 강렬하고 또렷하게 새겨진다. 그 낯설음과 두근거림의 중간 어느지…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걸어라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이 저미는 그런 단어가 있다. 따뜻했던 바람, 한낮의 햇살, 말없이 함께하던 발걸음과 그림자… 그 느낌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내게 그런 단어는 ‘부암동’이다. 바람과 햇살이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