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9일 18시 58분
이영자에게 배운 ‘몸값’의 의미
기자 초년 시절, 부장에게 꾸지람 듣고 뿌루퉁해 있을 때면 선배들이 말했다. 욕먹는 것도 월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지시를 받거나 불편한 식사 자리에 불려갈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
신재민을 위한 변명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유튜브 폭로’가 정국을 뒤흔들었다. 청와대가 KTG의 사장 인사에 개입하고, 기획재정부에 4조원대 적자 국채를 발행하라고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다. 정부는 즉…
우리가 같은 영화를 보았습니까
바닥으로 촤악, 물이 쏟아진다. 연이어 들리는 규칙적인 비질 소리. 청소하는 게 분명한 소리가 반복되는 동안 바닥에 생긴 물웅덩이가 손바닥만 한 하늘을 만든다. 그 위로 손톱 크기의 비행기가 고요하…
‘포스트-뉴스’ 시대의 언론 혁신
2019년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면 뭔가 희망 섞인 덕담을 나눈다. 당연히 이 칼럼에서도 한국 언론의 밝은 미래에 대한 얘길 하고 싶다. 하지만 장밋빛 얘기가 쉽게 나오질 않는다. 언론을 둘러싼 환경은…
2018년 한국 외교, 성과와 과제
2018년, 한 해 동안 한반도에서는 안보 정세를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초대형 외교 일정이 잇따라 진행됐다. 대한민국 외교도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대단한 성과를 거뒀다. 남북 관계…
삼성이 계속 대한민국과 함께 할 수 있을까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상장 유지 결정은 ‘제2의 국민연금 사태’다.”한국거래소가 10일 거액의 고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삼바에 대해 상장 유지 및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린 직후 시민단체의 한 관…
케인스와 슘페터가 손을 잡을 때
자본주의 체제의 붕괴를 예언한 칼 마르크스가 죽은 1883년 바로 그해 현대 자본주의의 중흥을 이끈 두 경제학자가 탄생한 건 역사의 아이러니다. ‘케인스주의’의 태두인 존 메이너드 케인스와 ‘창…
당신이 쓰는 부사(副詞)는 안녕한가
마흔 살에 난생 처음 대장 내시경을 받았다. 날마다 불을 뿜는 상사나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말단 직원이나 검진복을 입으면 순한 양 같다. 그 틈에 앉아 40년 만에 들여다볼 창자 속을 상상했다. 자못 불…
특별재판부, 세월호는 되고 양승태는 안 되나
‘특별재판부’ 신설 얘기가 무성하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 등의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권부와 거래, 일선 재판에 개입했다는 ‘사법농단’ 기소사건을 담당할 특…
영화 ‘미쓰백’과 ‘살아남은 아이’
처음에는 그저 장난이 과하다고 생각했다. 앳된 얼굴의 여자가 검지손가락으로 연신 꼬맹이의 이마를 밀고 있었다. 주의를 기울여보니 “이 바보새끼가” “멍청아” 따위 말이 반복적으로 들려왔다.…
악시오스의 ‘똑똑한 간결함’서 배운다
“미디어는 붕괴됐다. 너무도 자주, 속이려 든다.”미디어 비평가의 주장이 아니다. 한 신생 언론사 출범 선언문에 담긴 말이다. 이 선언문엔 “독자들은 정보 홍수 속에서 허덕인다. 가치 있는 뉴스 찾…
대북 정책은 ‘철인 7종 경기’
2018년 내내 한반도 정세 격변이 진행되면서 대북 정책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북 정책을 공정하게 점검하려면 신뢰성 높은 체크리스트가 필요하다. 필자가 지난 20년…
상생 외면하다 부메랑 맞는 삼성과 현대차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를 넘어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반도체는 그 75%를 차지해 톡톡히 ‘효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장비·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표정은 밝지 않다…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정부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단순한 속담만은 아니다. 많은 연구들이 이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상대적 박탈감 이론(relative deprivation theory)’. 사람들이 돈, 명예…
‘퓨마 사살’이 남긴 질문
지난 달 18일은 동물 뉴스 역사상 큰 획을 그은 날이었다. 외신들은 남북 정상회담과 ‘평양 공동선언’을 속보로 전하느라 바빴다. 정작 우리 국민을 붙잡은 뉴스는 달랐다. 대전 어느 동물원에서 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