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가 되기까지 10~15년 소요
제대로 된 교육기관 없어 대부분 독학

사건 바라보는 독창적 시각·인문학적 소양 갖춰야

/ 시사만화가 어떻게 양성되나 /

제대로 된 시사만화가 1명이 만들어지기까지는 10년에서 15년이란 기간이 걸린다는 게 시사만화가들의 설명이다. 데생은 기본이고 사회현상을 보는 날카로운 시각이 하루아침에 형성될 수 없어서다.

그렇다면 시사만화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놀랍게도 시사만화를 가르치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보니 기존 화백들은 주로 독학에 의존해 공부를 한 경우가 많다.

과거 신문 만평과 외국 만평을 필사하고 신문기사 내용을 그대로 재현해 보는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독특한 자신만의 문체와 시각이 탄생한다.

특이하게도 시사만화가들 중 상당수는 경영학도, 영문학도 등 미술 전공과는 무관한 사람들이다. 데생 능력을 필요하면 개인적인 미술수업을 거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을 보는 독창적인 시각과 인문학적인 소양이다. 언론에 등장한 사회현상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시사만화가들이 사회과학 서적은 물론이고 문학, 역사서적 등 폭넓은 독서 수준을 갖추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당대의 시사만화가들이 ‘작가주의’를 지향하고 있는 연유도 여기서 기인한다.

시사만화가들 중 상당수는 학보사에서 만평을 그리거나 대학시절 벽보를 그리는 등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다.

한편 시사만화가들 중 일부는 미술기자로 입사, 실력을 인정받아 만평을 맡게 된 경우가 있다. 신문에서 사설·칼럼 등과 함께 비평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최고의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서 미술기자들에게도 화백의 자리는 최고의 영광이다.

김서중(민언련 대표) 교수는 “특정 분야에 정통한 기자들과 달리 시사만화가들은 사회·경제· 정치·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박학다식해야 합리적인 세계관을 표출할 수 있다”며 “만평이 신문사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인만큼 시사만화가라면 시류에 영합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민왕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