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12일 11시 42분
싸이월드 : 흔적
[스페셜리스트 | 문화] 심연희 KBS 기자
어느 날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글렌굴드의 골든베르그 변주곡은 한동안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오르게 했다. 20여 년 전 우리 집엔 무려 100장이 넘는 클래식 전집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사건’이 있었다…
냄새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혼자 그림을 그리다 보면 수시로 고비가 찾아온다. 막막함에 주저앉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고민 끝에 7살 아들의 미술 선생님께 잠시 가르침을 받기로 했다. 슬럼프에 빠진 내가 받은 제안은 놀…
우리에겐 없을까? 디올·샤넬 그리고 맥퀸
# 퀴즈. 1. 해골 무늬 2. 김희선이 앙드레김 빈소에 두르고 갔다가 구설수에 올랐던 스카프. 답은 영국이 자랑하는 천재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이다.# 4년 전 이맘때를 떠올려본다. 뉴욕 메트로폴…
최고의 품격! 위로를 팝니다?
“자, 이제부터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을 함께 시작해보겠습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놀이공원에서 들을 법한 얘기가 ‘마크 로스코전’의 오디오 가이드에서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사실 이 말은…
일상에 꽃 하나, 이게 행복
새벽 3시인데 죽어라 잠이 오질 않는다. 이럴 땐 미련 없이 일어나야 한다. 모두가 잠든 도시의 새벽, 나는 차 안 가득 음악을 머금고 어디론가 달려간다. 입구부터 밀려오는 특유의 냄새. 꽃향기와 풀 냄…
요리 열풍과 킨포크, 일상의 여유
먹방, 맛집 열풍에서 요즘은 새로운 움직임이 감지된다. ‘맛있겠다’라거나 ‘나도 따라 해봐야지’가 아닌 음식을 둘러싼 ‘일상’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모든 음식재료를 자급자족해야 하는 산골…
이케아 그리고 집
한때 우리에게 내 집은 ‘성공’과 ‘노후 대비’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내 집을 마련해 집들이를 한다는 것은 ‘잔치’였다.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어느새 집을 소유한다는 것은 ‘빚쟁이’와 같은…
아직도 바라만 보니? 난 예술한다
# 덩그러니 맞닥뜨린 하얀 캔버스. 선을 그렸다 지워가며 바닥이 뚫어질세라 스케치를 하고, 비로소 채색에 들어간다.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색은 하나도 없다. 파란색에 검은색을 조금 섞고 하얀색을…
정명훈의 피아노
물방울이 피아노 건반 위를 또르르 굴러간다.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음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집중했다. 아름다웠다. 익숙한 멜로디였지만 전혀 새로운 듯 방안의 공기를 부드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