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8일 16시 15분
쓸모있는 보도 준칙을 만들자
지난 여름, 영국 BBC 본사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마침 새 제작 가이드라인이 발표돼 각 부서에 배치됐다. 390쪽에 달하는 이 책은 한 손으로 들기 부담스러운 무게였는데, 담긴 내용의 디테일은 더…
2020년에도 똑같은 언론
신년 벽두에 실시된 JTBC 신년특집 대토론회를 보면서 예감할 수 있었다. ‘아 올해도 작년하고 다를 바가 없겠구나’, ‘하던대로 하겠구나’. JTBC의 안일한 토론회 준비가 가장 눈에 띄었다. 정…
의도된 오보
사람들은 세상이 더 나빠져 간다고 말하지만 알고보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을 뿐이 아닌가 할 때가 많다. 가짜뉴스 논란 같은 것도 그렇다. ‘검찰발 가짜뉴스’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는 오늘이다. 국가…
‘골목식당’ 떡볶이와 ‘거리 노래방’
‘기자협회보’ 칼럼은 주 독자가 기자들이라고 생각하고 쓴다. 어느 송년회 자리에서 한 기자가 “올해가 어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올해 곤욕을 치렀던 터다. 올 한 해 기자들은 많은 욕…
그림에 목매는 취재 관행
스페인에 있는 피카소박물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한 스케치다. 그림 기법을 완벽히 파괴한 입체파 거장이 되기 전, 피카소는 화가인 아버지 밑에서 데생, 소묘 등 기본기…
뉴스를 평가하자
전문가와 일반인 모두 작금의 인터넷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언론의 뉴스 생산 관행(예, 클릭 수 늘리기)과 포털이 지배하는 뉴스 유통 구조가 정상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자율 심의·규제 기구의 다양…
‘노가다’와 데이터
건축 및 토목 노동자를 의미하는 일본어 도카타(土方, ドカタ)가 어원인 ‘노가다’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을 뜻하는 ‘막일’의 속어다. 데이터(data)는 사전적으로 컴퓨터…
새로운 시대의 칼, ‘조회수’와 펜의 싸움
얼마 전 방영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악플과 이를 조장하는 인터넷 뉴스의 문제점을 다루었다. 무차별적인 ‘실검 기사’나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낚시성 기사 생산, 이…
‘기레기’라는 문제
기자들이 하도 ‘기레기’로 지탄을 받으니 이젠 그 말이 그리 신랄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기자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싶어도 대놓고 어디에 쓰거나 말하지는 않아왔다. 내심 언론이 지은 죄를 알기에…
조금 떨어져서 봐야 할 국가, 북한
초등학생 때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아주 가벼운 사고인데도 어머니는 깜짝 놀라 사고현장까지 울며 달려왔다. 가까운 것이 먼 것보다 크게 보이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한국에서 일어난 폭행사건…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 재설정해야
저널리즘학자 월터 기버는 1961년 가을에 발표한 논문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 시청 출입처 사례연구에서 세 가지 가설적 모형으로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설명한다. 먼저, 독립적 관계 모델이다. 이…
암묵적 편견
최근 구글의 연구진들은 ‘다음에 볼 영상을 추천하기(Recommending what video to watch next)’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유튜브에서 특정 영상을 다 보면 자동…
논란 아닌 논란은 그만
2009년 걸그룹으로 데뷔했을 때 세상이 떠들썩했다. 설렌다는 뜻의 ‘설리설리하다’라는 신조어가 널리 쓰일 정도였다. 한편, 걸그룹에 요구되는 강도 높은 감정노동과 꾸밈 억압에서 벗어난 설리는…
다른 목소리
나라가 둘로 갈리는 건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하나로 합쳐지는 것보다는 낫다.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식에서 한몸처럼 팔다리를 휘두르는 군인들, 국가주석의 말에 로봇병정처럼 구호로 응답하는 인…
독자가 싫어하는 말을 전해야 할 때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품 생산자의 모든 초점은 고객 만족과 고객 창출에 맞춰진다. 미디어(Media)는 상품 측면에선 이 기조와 맞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가끔 고객 요구와 엇나갈 때가 있기 때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