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그늘 못벗어난 '독립언론'
문화 정몽준씨 사진실린 기사 하루레 두 건, 중앙 삼성전자 주가 관련 부풀리기식 보도
'독립언론'을 표방하는 옛 '재벌신문'들의 구태가 여전하다. 문화일보 지면은 현대를 미화하고 중앙일보 지면에는 삼성이 두드러진다.
문화일보는 구체적으론 정몽준 의원에 초점이 맞춰진다. 10일자 하루에만도 정 의원은 두 기사에 모두 사진과 함께 등장했다. 둘 다 '큰 도움'을 강조하는 기사다. 먼저 인물면에 실린 기사부터 보면, "재일교포 권희로 씨 석방에 큰 도움을 주고 고국에 무사히 정착할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해준 정몽준 의원이&대담을 나누었다"는 내용이다. 다음은 '장준하 구국장정' 답사기 인터뷰 기사 리드이다. "45명의 답사단이 12일 동안 중국에서 장정답사를 펼치는 데 정몽준 의원의 도움이 컸다..."
문화일보는 1월 24일자 사설에서도 정 의원 입장을 대변한 바 있다. "명단 포함자 중에서도 빠져야 할 사람이 있고, 포함되지 않은 사람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국가적 행사를 위해 일한 사람까지 출석률 저조를 이유로 포함시킨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거두절미한 측면도 분명 있지만 이 사설은 다른 의원의 항변은 예조차 들지 않았다. 더군다나 문화일보를 제외한 어느 신문 사설에서도 정 의원 주장이 인용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는 지적이 총선시민연대 언론모니터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중앙일보 경우는 더욱 예민한 사안이다. 중앙일보 4일자 가판 1면 2단 '삼성전자 주가 높이려 주식 사들여 소각 검토' 기사이다. 이 기사는 "주식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보다는 발행 주식수를 줄이는 자사주 매입소각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삼성전자 박상호 자금담당 상무의 발언을 근거로 삼아 "세계적 추세" "상당한 규모의 매입소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5면에 해설기사까지 붙인 이 기사는 시내판에서 제목이 '높이려'에서 '대책'으로, 기사량이 감소하는 변화를 겪었지만 내용이 달라지진 않았다.
같은 내용을 역시 가판부터 다룬 동아일보는 다른 얘기를 전한다. '외국인 연일 투매 삼성전자주 급락' 제하 기사에 덧붙여 소개된 내용에서 "자사주 소각방침은 중장기적 정책사안으로 검토중이며 당장 실시할 사안은 아니라는 설명"(박상호 상무) "실무선에서는 검토한 바 없으며 올해 주총에서는 시간이 촉박해 실현이 어렵다"(IR팀 관계자) 등의 멘트가 기사화됐다.
한 경제지 삼성 출입기자는"자사주소각은 주총 결의가 필요하며 당시 배당액이 적다는 지적에 따라 박 상무가 흥분해서 발언한 것"으로 "기업의 중장기 검토 방침이란 게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대서특필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평가 절하했다.
또다른 중앙일보의 '삼성 편향'은 1일자 '이건희 회장 서울대서 명예학위' 기사에서도 나타났다. 이 기사는 다른 신문에서 인물 동정란에 처리됐으나 중앙일보만 제2사회면에 사진과 함께 실었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기사 밸류에 비해 과대 포장된 것 같다"며 "정주영 회장이 서울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더라도 똑같이 적용했을까를 가정하면 해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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