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와 신문

뉴미디어시대 언론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를 가늠 못해 문화지체마저 느낄 정도다. 뉴미디어의 하나인 인터넷신문도 어느 날 갑자기 구시대의 유물이란 핀잔을 들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인터넷강국의 국민들은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광고카피처럼 늘 새로운 것을 목말라 하기 때문이다.



뉴미디어는 198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정보수단을 말한다. 음성과 문자의 다중방송, 인공위성으로부터의 직접방송, 대화형의 방송매체, 가정용팩시밀리, 고도정보통신시스템 등으로 다양하게 발달해왔다. 뉴미디어의 총아로 떠오른 DMB는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이동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 휴대폰과 PDA, 차량용 단말기 등을 통해 CD급 음질과 데이터,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채널을 40개까지 만들 수 있는 이 뉴미디어가 우리의 언론환경 지도를 또 얼마나 바꿔놓을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뉴미디어의 잇단 출현으로 신문과 TV로 대변되는 올드미디어는 위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호황을 누려왔던 방송3사도 긴축경영을 할 정도로 경영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장기불황에 따른 광고물량의 급감이 직격탄. TV도 이젠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셈이다. 일부방송사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들의 연봉삭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명예퇴직도 받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도 '흐림'이라는 점이다. 공중파방송도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정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징후들은 이미 감지되고 있다. TV에 눈길을 주지 않는 시청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 가속화될 것이다. 인터넷의 바다에 빠져있는 'Na세대'인 젊은이들은 나이를 먹어도 구세대처럼 TV를 열렬히 사랑해 주지 않을 것이다. DMB가 본궤도에 오르면 '손안의 TV'로 대이동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신문은 더 심각하다. 신문의 위기란 말은 이미 보통명사가 돼버렸다. 무료신문의 등장으로 스포츠신문은 거의 그로기상태, 종합일간지들도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뾰족한 대책이 없이 인터넷과 TV에 독자들을 현재진행형으로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뉴미디어의 '쓰나미'로부터 살아남을 길은 없는가. 혹자는 지금의 위기상황을 타개하려면 납작 엎드려 경제가 좋아지고 신문환경이 나아지길 기다려야 한다고 말한다. 공격적인 경영을 해봐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란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무 노력도 안하고 무조건 기다린다고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덩치를 키우기보다 내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의 전환을 할 때다. '쌍둥이신문' 대신 '자기만의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하나뿐인 색깔을 가진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원칙에 의해 편집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인쇄매체에 거부감을 가진 영상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 사진이나 그래픽을 시원시원하게 쓰는 지면의 비주얼화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경제와 정치 등 무거운 주제보다 연예와 스포츠 등 가벼운 주제를 앞면에 배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는 맥아더장군의 말처럼 신문은 결코 없어질 수 없다. 신문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이고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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