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특종 받고 출처감추기 심각
일요신문 제공 정씨 편지 일부 매체 약속 어기고 '오리발', 사직동 보고서··DMZ고엽제 등도 태연히 내것인 양 보도
타사 특종을 받아 보도하면서도 출처를 밝히지 않는 행태가 최근 잇달아 나타나 언론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출처를 밝히기로 약속하고 자료를 제공받고도 이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도덕 불감증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일요신문은 지난달 30일 발행한 294호(12월 5일자)에서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 씨가 옷 로비 의혹사건에 대한 사직동팀 내사가 진행 중이던 올 1월 17일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보낸 편지를 단독 입수 보도했다. 보도가 나간 바로 당일 방송사와 일간지 기자들이 일요신문사에 찾아와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직접 찾아온 언론사 기자는 동아··중앙··한국일보와 KBS 소속이었다. 일요신문측은 출처 명시를 약속받고 자료 일체를 복사해 주었다. 문화일보, MBC, SBS에도 팩스를 통해 자료를 전달했으며 출처를 밝히겠다는 다짐도 물론 받았다.
그러나 1일자 신문에서 이 편지를 보도하면서 '일요신문'이라고 출처를 밝힌 곳은 대한매일, 세계일보, 중앙일보뿐이었다. 방송사에선 KBS, SBS가 자료 화면으로 일요신문을 보여줬다.
공을 들여 편지를 입수, 기사를 작성한 일요신문 소종섭 기자는 "대한매일, 세계일보, 일간스포츠 등은 일요신문에서 자료를 받지 않거나 이름 명시를 약속하지도 않았는데도 출처를 밝혀주었다"면서 개인적인 고마움을 표했다. 반면 동아일보, 문화일보, 한국일보는 신의를 저버렸다. 특히 한국일보는 사회면 머릿기사, 해설, 전문 등 2개 면에 걸쳐 일간지 가운데 가장 크게 지면을 할애했음에도 기사에선 막연히 "사신이 30일 공개됨에 따라·"라고만 보도했다. 자료를 받은 한국일보 사회부 김 모 기자는 "약속하지 않았다", "기사를 직접 쓰지 않아 이후 과정에 대해선 잘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최근 들어 기사 도용은 이뿐만 아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6일자에서 옷 로비 관련 사직동팀 최종보고서을 입수해 단독 게재했을 때도, SBS가 지난달 15일 밤 8시 뉴스에서 '미군의 DMZ 고엽제 살포'를 미국 출장까지 가 확인해 보도했을 때도, 미디어오늘이 지난달 11일자에서 '유민재단, 문일현 기자에 3000만 원 송금'을 폭로했을 때도 많은 신문, 방송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받아 보도했다.
"제가 기사를 썼다고 이러는 게 아닙니다. 크레디트를 명시하겠다고 굳게 약속했는데도 출처 인용에 이렇게 인색합니까. 요구하지않더라도특종보도에 출처를 다는 것은 원칙 아닙니까?" 일요신문 소 기자의 질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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