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섹션 신설로 촉발된 증면 경쟁이 눈치 경쟁으로 치달았다.
동아일보는 애초 48면에서 52면 발행으로 방침을 변경, 22일자부터 기존 8면짜리
경제섹션 '굿모닝 이코노미'를 12면으로 확대 개편한 'Money & Biz'를 선보였다.
동아일보는 '32+8+8'에서 '28+12+8'체제로 변경하며 48면을 유지키로 했으나
경쟁사에 물량에서 뒤질 수 없다는 사내 여론이 우세, '32+12+8'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도 15일부터 증면하면서 당초 40면 계획을 늘려 44면을 발행하고 있다.
이같은 경쟁 양상은 신문사간 사세 다툼도 관건이지만, 나머지 신문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신문시장 과점 체제 강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동아·조선·중앙의 광고 매출액은 최대 호황으로 점쳐지는 가운데에도 잇딴
증면을 단행한 데에는 '독자들의 정보 충족 요구에 따른 것' 이외에도 저가
광고까지도 대폭 수용하겠다는 저인망식 광고 전략이 내포된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
조간 신문사 편집국 한 차장은 "3사의 신문시장 점유율을 확대, 나머지 신문들과
격차를 더욱 벌려 군소지로 전락시키려는 의도"라며 "결국 소수 신문의 여론 독점
현상을 빚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지난 10월까지 3사의 광고 매출 집계는 총 6148억 원을 상회한다. 이는 IMF
이전인 97년 같은 시기 6181억 원과 대동소이한 액수이다. 사별로는 조선일보
2252억 원, 중앙일보 2059억 원, 동아일보 1950억 원 순(자체 집계)이다. 11월
광고액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해온 관례와 상시 발행면수 최고치인 52면 체제는
97년 광고액을 능가할 것이란 게 3사 광고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이제까지 경제지 전문 영역으로 남아있던 부동산, 주식 지면을 대폭 늘리며
인력 스카웃도 간헐적으로 이루어져 '국경없는 전쟁'으로 일컫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지에서는 인력 유출 방지에 만전을 기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3사의 증면 조치는 한마디로 "기존 신문시장 질서 붕괴 의도"로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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