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대응 논리 설득력 떨어져'
출입처 기자실 반응/대체로 냉담···한나라당 기자실선 '야당도 문제' 논쟁도
각사 기자들이 한데 모여 있는 출입처 기자실의 분위기는 일선 기자들의 정서를 반영한다. 출입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홍 사장에 대한 기자실의 반응은 대체로 냉담하다.
한 신문사 기자는 기자실에서 중앙일보 기자가 있으면 대놓고 말을 못하지만 중앙일보 기자가 자리를 비우면 중앙일보에 대한 성토장이 되곤 한다고 전했다. 특히 기자들은 중앙일보의 대응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신문사 시경캡은 각 경찰서 기자실 풍경을 소개하며 "전반적으로 중앙일보의 논리가 설득력이 약하다는 분위기를 경찰 라인마다 올리고 있다"며 "중앙일보가 지금 뭐 하는 거냐 하는 시니컬한 쪽"이라고 전했다. "경찰기자들은 중앙일보 기자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화제를 중앙일보 사태 쪽으로 모아 언론개혁 차원에서 계속 진행되길 바란다는 결론으로 이어간다"는 게 젊은 기자들의 여론이라는 것이다.
지난 5일 한나라당 기자실에서는 중앙일보 기자가 있는 가운데 공개적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출입기자들은 이회창 총재와의 공식 일문일답에서 중앙일보 사태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총재는 중앙일보 보도에서 다룬 내용을 얘기하면서 언론탄압을 집중 거론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이 총재와 출입기자들은 점심 약속이 돼 있었다.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은 이 총재를 기다리는 동안 중앙일보 기자 포함한 10여 명의 기자들이 간담회에서 나온 화제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기자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중앙일보의 탄압 주장과 야당의 접근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쪽이었다"고 전했다. 한 기자가 "언론자유수호투쟁인지 홍 사장 구명운동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중앙일보 기자는 "홍 사장의 탈세는 몇 번씩 사과한 것"이라며 "부끄러운 과거를 숨김없이 고백하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편집과 기사에 대한 개입은 사실이지만 어느 일선기자가 그걸 언론탄압으로 느끼는가, 어느 언론사건 '알아서 긴' 측면이 더 많지 않나, 야당도 이걸 문제삼아 가장 중요한 국정감시 수단인 국감을 포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는 다른 기자의 반박이 이어졌다.
또한 '뒤늦은 언론탄압 폭로' 비판에 대해 해명에 나선 중앙일보 기자의 "강간당해 온 여자가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자 강간사실을 폭로했다고해서강간죄를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비유가 국회 주변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기자들은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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