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 인사·지면 개입' 주장 파문

중앙 '녹취증거 확보 '.. 박지원 장관 '그런일 없다.' 부인

중앙일보가 홍석현 사장 구속이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등 정부 관계자들이 지면과 심지어 인사까지 간섭한 구체적 사례들을 제시하였다. 이에 대해 인사까지 간섭한 것으로 알려진 박 장관이 인사 개입을 전면 부인하면서 지면 개입은 "가판을 보고 잘못된 기사에 항의·반론을 폈을 뿐"이라고 해명해 진위 여부에 따라 엄청난 파문이 예상된다.



중앙일보는 2일자부터 '언론탄압 실상을 밝힌다'를 연재하면서 박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의 언론 탄압 사례를 폭로하고 나섰다. 이 연재물에 따르면 박지원 장관과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 등은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중앙일보에 전화를 걸거나 찾아와 "제목이 작다" "어른이 불쾌하게 생각하신다"는 등의 말로 빈번히 지면에 간섭했다. 이중 일부는 실제로 반영되었고 일부는 거부당했다. 또한 박 장관은 공보수석 시절 술을 먹고 사장실을 찾아와 지면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물컵을 집어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것으로 되어 있다.



중앙일보는 특히 2일자에서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논설실장 등까지 "누구는 빼고 누구는 앉히라"고 요구하였다고 보도하였다. 기사에서는 인사에 개입한 인물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지만 중앙일보 관계자는 박 장관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측은 "정부 관계자들의 개입에 대한 증인과 증언 등 확실한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들이 부인해도 반박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2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앙일보 2일자에 대단히 유감" "사실(fact)인 것도 아닌 것도 있으며, 과장·왜곡된 점도 있다"면서 중앙일보를 '개혁 방해세력'으로 표현하는 등 불쾌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박 장관은 특히 '술 취한 박지원 수석 본사 사장실 불쑥 방문' 부분에 관해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며 "홍석현 사장이 먼저 만나자고 요청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기자들과 술자리를 갖고 있는 도중 홍 사장의 연락이 와서 '소주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자 '늦게라도 만나자'는 제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술자리 직후인 밤 11시경 홍 사장은 사장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며 박 장관은 술냄새를 풍기며 중앙일보사를 찾게 됐다. 박 장관은 당시 공보수석으로서 사안에 따라 사정과 항의를 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물컵은 일어나서 마시다가 술기운에놓친것으로 이때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기사화하기 전 사전정보를 입수, 압력을 가했다는 중앙일보 보도에 대해선 "사전에 알 수도 없을 뿐더러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사를 쓰는 것은 자유이기에 보도된 이후 사실과 다른 부분은 해명도 하고 항의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압력전화' 부분은 "사실과 다르거나 잘못된 점은 여당에서도 야당에서도 전화하고 있다"며 "청와대 공보수석실 입장에서 잘못된 보도에 대해 전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라는 반문이다.



박 장관은 4일 국감장에 출석, 신상발언과 국회의원들의 질의 응답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밝혔다. 또 "세무조사 착수 직후 특별팀을 가동, 자신에 대해 악의적인 보도를 해온 중앙일보는 계속해서 타협을 요청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는 "박 장관 개인 문제가 아닌 정부의 탄압 실태를 공개한다는 것이 시리즈의 취지"라는 설명과 함께 "특별팀 가동 당시 박 장관을 비롯 특정인을 타깃 삼아 별도로 뒷조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장관에게 타협을 요청해왔다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회사로선 싸우지 않고 해결하는 방식을 모색했을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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