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간부들 잇딴 병원행
심장수술 ···실명위기 ···허리부상 ···직장암 ···
최근 조선일보의 간부들이 입원하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포함한 일부 신문에서는 광고 물량 소화를 위해 다시 증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러한 상황이 전 신문업계로 파급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일보에서는 지금 전·현직 편집국장을 포함한 4명의 부장급 이상 간부가 심각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전형적 과로 부서인 사회부와 정치부를 10여 년 간 전담해 온 이혁주 정치부장은 지난 17일 장장 6시간여에 걸쳐 심장 수술을 받았다. 심장을 움직이는 관상 동맥 3줄기 가운데 2줄기가 거의 막혀 언제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지 모를 상황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결국 허벅지 혈관을 심장에 이식하고 다시 허벅지엔 인공혈관을 삽입하는 대수술이 진행됐다
전임 편집국장인 최준명 논설위원은 실명 가능성도 거론되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경제·국제부장, 편집부국장, 출판국장, 사장실장에 이어 지난 2년여 간 편집국장직을 수행하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글씨를 알아보기 어려운 지경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은 거듭된 수술과 치료를 받기 위해 사실상 휴식을 목적으로 한 일본 연수마저 포기했다. 이와 함께 강천석 편집국장이 허리를 삐끗해 현대중앙병원에 입원, 병실에서 가판 신문 OK를 내던 일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와 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 한 달여 전 편집국장실 내 화분을 옮기다 발생한 부상은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몸이 약해진 탓'이란 게 병원측 진단이다.
경제부장, 편집부국장, 논설위원, 사장실장을 마친 김문순 출판담당 편집인은 지난해 위궤양 치료에 이어 이번에는 직장암이 발견된 케이스. 두 달 이상 쉬다 17일부터 출근한 김 위원은 또다시 수술과 요양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노조(위원장 이충일)는 17일 노보를 통해 "직위가 올라갈수록 더해지는, 무한과로를 요구하는 비인간적이고도 자학적인 관행이 도대체 왜 생겼는지, 그리고 언제까지 지속시킬 것인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최근의 증면 경쟁 움직임은 이러한 악순환을 도외시하고 있다.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동아·조선·중앙일보는 이번에 최대 52~56면 체제로까지 증면을 검토하며 이에 따른 지면 구성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자칫하다간 기자들의 건강을 갉아 지면을 늘리는 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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