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는 사랑하기 위해 싸움을 건다"
류숙렬 문화일보 여성전문위원 EBS '여성특강'
언론사 기자가 방송에 출연해 여성관련 특강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문화일보 류숙렬 여성전문위원.
류 위원은 지난달 22일부터 EBS ‘21세기 여성특강’(매주 월~수 오전 10:00~10:30)에서 매주 월요일 “페미니스트는 사랑하기 위해 싸움을 건다”는 다소 도발적인 타이틀로 강의에 나섰다. 신변잡기식 토크쇼가 점령하고 있는 오전 시간대에 주부들을 대상으로 여성의 역할을 새롭게 모색한 강좌 형식의 이 프로그램에는 주로 여성 전문가들이 강사로 초빙되며 현직 언론인이 출연한 것은 류 위원이 처음이다.
류 위원은 지난달 22일 ‘누가 페미니스트인가’를 시작으로 29일 ‘더 이상 엄마가 만들어 준 집은 없다’를 주제로 강의한 데 이어 오는 12일까지 ‘자기만의 방에서 버자이너 모놀로그까지’(5월 6일), ‘예쁜 여자는 페미니스트의 적인가’(5월 12일) 등 모두 4편의 방송에서,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오해와 편견 등 한국사회 페미니즘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달 29일 방송한 ‘더 이상 엄마가 만들어 준 집은 없다’에서는 엄마이기도 한 그녀가 남성 중심 조직인 언론사에서 살아남으면서 겪은 사적인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에게 가정과 직장의 양립이 얼마나 힘든가를 담담하게 들려주기도 했다.
이같이 류 위원이 여성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 것은 하루아침의 일은 아니었다. 류 위원은 지난 10여 년간 여성 관련 기사를 주로 써 왔을 뿐 아니라 페미니즘 연극 ‘자기만의 방’ 대본을 썼고 페미니스트저널 ‘IF’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페미니즘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또 뉴욕 시립대학원에서 여성학 석사학위를 받는 등 여성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도 했다.
이같이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 그는 지난말 16일 생활건강부장이라는 직함 대신 ‘여성 전문위원’이라는 직함을 달았다. 의학전문기자, 과학전문기자, 경제전문기자 등 각 분야에서 전문기자나 전문위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관련 분야에 ‘전문’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처음인 셈이다.
“여성 관련 기사도 사회부의 사건 기사처럼 다루는 것을 벗어나 보다 전문적인 시각으로 깊이 있는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며 데스크의 자리에서 다시 여성 담당기자로 돌아온 류 위원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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