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교수
현재 뉴스타파에서 메인 앵커를 담당하고 있는 최승호 피디는 MBC 출신 해직 언론인이다. 2012년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쟁취를 내걸고 무려 170일간 파업했던 MBC는, 그 과정에서 능력 있는 언론인들을 대거 잃게 된다. 최승호 피디도 그 중 한명으로 어느덧 해직 4년차를 맞고 있다. 매주 뉴스타파를 통해 얼굴을 마주하다보니 해직언론인이란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그가 원래 있던 자리는 분명 MBC고, 피디수첩이다.
그와 함께 해고된 박성제 기자는 아예 언론인의 길을 벗어나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이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수제 스피커 제작 업체를 운영하며 해당 분야에서 나름의 인정을 받고 있다.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의 일이라 즐겁게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재 언론보도의 문제점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할 땐 영락없는 방송사 데스크다.
YTN 파업을 이끌었던 노종면 기자는 얼마간의 공백기를 마감하고 최근 다시 대중 앞에 나섰다. ‘일파만파’라는 이름의 새로운 언론이 현재 그가 몰두하고 있는 대상이다. SNS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뉴스 에디팅’ 서비스로 일정 정도의 SNS 유저들로부터 동의를 얻어 그들의 언론 소비 형태를 분석하고, 이를 근거로 뉴스를 취사선택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다. 돌발영상을 처음 기획한 기획자답게 일파만파에도 아기자기한 아이디어들과 반짝거림이 가득하다. 그 역시 해직 언론인으로, 다른 두 명의 동료와 함께 2015년 대법원에서 해고 최종 확정 판결을 받았다. 법적으로 그의 해고가 번복될 가능성은 없는 셈이다.
▲지난 2014년 해고무효 판결 후 복직해 첫 출근한 YTN 정유신·권석재·우장균 기자.(왼쪽부터)
정영하 MBC 전 노조위원장은 해직기간 제빵을 시작했다. 오디오 엔지니어인 정 위원장에게 제빵은 ‘오디오와 비슷한’ 것이었는데 실제로 해직 전 후배들에게도 ‘오디오는 요리와 비슷한 것’이란 말을 여러 번 했다고 한다. “일단 손으로 하는 거고 손으로 하는데, 손으로만 화려한 기술로 하는 게 아니라 듣고 느끼고 해야 하는 거고, 그게 너만 좋으면 안 되고 같이 듣는 사람도 좋아야해. 너만 맛있으면 안 되는 거야. 요리가 그렇지 않니?”(정영하 위원장 인터뷰 중)
▲지난해 4월29일 서울고등법원은 2012년 MBC 파업으로 해고됐던 6명의 해직자가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에서 1심과 동일하게 해고 무효를 판결했다. 판결 직후 해직자들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승호 PD, 정영하 전 위원장, 박성제 기자, 박성호 기자, 이용마 기자, 강지웅 전 사무처장(PD).
위 해직언론인들을 포함하여,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현재까지 해직된 언론인은 총 22명이다. 그 수 십 배에 해당하는 언론인들이 해직만 아니라 뿐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그 결과 대한민국 언론은 ‘기레기’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다행히 이번 총선 결과로 언론의 공정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기저기서 비춰진다. 그렇다면 추상적이고 사변적으로 길게 말할 필요가 굳이 있을까? 딱 한 마디면 충분하다. “이제 다시 해직언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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