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장] 기자 첫발, 그 때 '초심'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자.”
‘윤태식 게이트’로 불거진 일부 언론인들의 일그러진 모습에 우리 언론인들은 다시 한번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패스21 주식명부에 오른 언론인은 모두 25명. 종합지, 경제지, 방송사, 방송위원회 등이 망라되어 있다.
언론인 개인이 재산 증식을 위해 합법적으로 주식투자 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의 홍보 차원에서 ‘대가성 기사’를 쓸 때 기자윤리는 무너진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수뢰액수마저 천문학적이다. 서울경제신문 김영렬 전 사장은 1만9700주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의 최고 주가로 50억원 대. 홍보성 기사를 대가로 주식을 싼값에 매입했다고 한다. 그 주식의 일부를 이용해 정관계 인사에 로비했다는 의혹도 짙어지고 있다. SBS 정수용 전 PD는 방송프로그램을 미끼로 법인카드까지 가로채 수천만원이나 썼다. 한마디로 기자윤리 실종의 결정판이다.
‘윤 게이트’에 연루된 언론인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음에도 불구, 해당 언론사들은 이에 대한 공식 사과나 입장을 밝히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언론의 책임을 도외시한 처사라 아니할 수 없다.
모든 정황으로 봤을 때 결국 모든 책임은 기자들 개개인의 몫으로 돌아왔다. 어느 때보다도 “취재보도 과정에서 기자의 신분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하지 않으며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사적인 특혜나 편의를 거절한다” “막중한 책임과 사명을 갖고 있는 기자들에게는 다른 어떤 직종의 종사들보다도 투철한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는 기자협회의 강령을 되새길 때다. 더불어 기자들이 공동으로 해결점을 찾아가야 한다. 서울경제신문 간부들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일괄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것과 기자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통해 자정을 선언한 것은 ‘정도’로 다시 돌아가기 위한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각 언론사별로 기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권력과 돈의 유혹을 뿌리치고 정도를 지켜나갈 수 있는 자체강령을 제정하거나 정비하는 것도 시급하다. 이번 사건은 윤리의식 부재와 도덕 불감증으로부터 비롯된 만큼 기자 개인은 기자협회와 각 사별 강령을 통해 ‘투철한 기자 정신’으로 재무장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취재과정에서 관행화된 향응을 제공받는 풍토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대가성 기사’를 쓰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질화된관행인 만큼 언론계 전체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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