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퍼스트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오로지 모바일 (Mobile Only) 시대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지난해 11월 구글 모바일 퍼스트 월드 기조 연설에서 선언한 바 있다.
이젠 뉴스도 ‘모바일’ 시대다. ‘2014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서 나타나듯 미디어 이용률에 있어 인터넷을 TV에 버금가는 주요매체로 견인하고 있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기기이다. 모바일 이용률은 2010년 31.3%에서 2014년 69.5%로 폭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2014년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 시간은 2시간51분에 달한다. 한국인 75%가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신문, 초콜릿, 패스트푸드를 포기하겠다고 응답한 조사도 있다. 올해 모바일 광고시장은 1조원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는 곧 블루오션을 뜻한다. 국내 정보통신 ‘공룡’들은 발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처해왔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사용자 3800만명인 카카오톡 메신저 대화창에서 이용가능한 ‘샵(#)’ 검색과 함께 ‘채널’ 서비스를 선보였다.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뉴스와 블로그 콘텐츠들까지 메뉴 버튼만 누르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사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 뉴스 서비스’를 개인화된 화면으로 제공한다. 국내 최대 메신저 서비스인 카카오톡이 네이버를 제치고 모바일 포털 최강자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네이버 역시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 ‘피키캐스트’나 ‘인사이트’ 같은 콘텐츠 신생기업들도 모바일 특성에 맞는 콘텐츠들을 가공하며 사용 인구를 늘리고 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확실하게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공룡들의 ‘전력 질주’가 이어지는 지금, 정작 콘텐츠를 생산하는 언론사들은 아직도 걸음마 중이다. 일단 대다수 언론사 사이트는 광고 공해 때문에 사용감이 나쁘다. 기사의 흐름은 정사각형 광고에 한 번 눌리고, 플로팅 광고들로 방해받고, 포르노그래피 같은 각종 사진과 광고문구들로 다시 한 번 어지럽혀진다. 사용감이 나쁜 사이트는 사용자를 쫓아내기 마련이고, 방문자 감소로 악화된 온라인 광고수익을 메우려면 가격을 더 쳐주는 선정적이고 혐오스런 광고에 자리를 계속 내어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는 사용자들이 언론사 사이트를 멀리하고 포털에서 기사를 읽게 될 것이다.
모바일에 적응한다는 것은 단순히 작은 화면에 맞는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기술적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뉴스 소비자들이 어떤 뉴스를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파악이 필요하다. 포털사이트들이 개인이 취향에 맞는 뉴스 자동 큐레이션을 앞다퉈 도입하는 것은 이같은 맥락이다.
기사 양식도 달라져야 한다. 예로 미국의 경제매체 쿼츠는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읽어도 내용 파악이 되는 기사”를 지향하고 있다. 작은 화면 안에서 사진과 동영상, 텍스트가 사용자가 이해 가능한 수준에서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정보가 디자인돼야 한다.
웹의 혁신 속도에도 허덕였던 언론사들은 다시 한 번 큰 위기이자 기회를 맞고 있는 셈이다. 안주한다면 언론사들은 포털사이트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로의 전락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자신의 플랫폼을 갖지 못하고 다른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것은 콘텐츠 생산자가 자체적 구독·광고수익을 꾀할 수 없어 수익이 악화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모바일 전략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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