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언론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언론사들이 자사 기자들을 재교육하는 투자에는 인색하기 그지없다는 소식은 안타까울 따름이다. 언론사의 매출액 대비 교육훈련비의 비율이 국내 200대 기업의 평균치에도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최고 백분의 일에 불과한 곳도 있다고 한다. 전문직으로서의 언론인에 대한 재교육을 중시하는 미국이나 유럽의 언론사들이 기자 재교육을 제도화한 것에 비교하면 ‘후진국 수준’이라는 자괴감에 고개를 절로 떨굴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우수한 인력을 ‘기자’로 수급받아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능력면에서 하강곡선을 그리는 아주 드문 직종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기자들의 전문성을 갖출만한 자기 개발과 재교육 과정은 전무한 상태이니, 계속 바뀌는 출입처에서 당장 어려운 기사를 쓰려면 전문가들의 코멘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부실한 기사만 양산하게 된다는 지적도 일리있게 들리는 현실이다.
주먹구구식 기사가 먹힐 만큼 어리숙했던 사회는 이미 오래 전 지나가고, 이제는 ‘전문기자’만이 살아남는다는 냉혹한 현실이 다가와 있다. 그동안 니코틴과 알콜로 버텨낸 기자들은 자사 기자들을 제껴두고 이제는 외부 ‘수혈’로 전문기자들을 충원하는 언론사들의 냉혹한 현실에 내동댕이 쳐져 있다. 기존의 기자들은 비전문 기자로 남아있는 셈이다. 기자들은 내부에서 전문기자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 때 기회가 있어도 업무가 많아 재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일선 기자들의 불만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자 전문화에 대한 간부들의 인식이 얼마나 부족한 지를 보여주는 반증이며, 장기적인 안목없이 당장 ‘곶감’ 빼먹듯 ‘하루벌이’에 급급한 악순환을 되풀이하는 우리 언론의 현 주소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데스크 등 간부 언론인의 전문성이 기사의 품질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는 우리 언론 현실에서 간부들에 대한 재교육부터 우선 실시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이미 일선의 기자들은 스스로 ‘위기’를 느끼고 있다. 재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기자들의 높은 욕구는 여러 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언론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말은 분명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위기’의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자들에게 ‘기회’의 날개를 달아주어야만 자신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것임을 언론사들도 깨달아야할 절박한 시점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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