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MBC와 삼척MBC 합병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구성원들은 “강제 통폐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강릉·삼척MBC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MBC 본사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열고 양사 통합 안건을 의결했다.
양사는 오는 20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보고를 거친 뒤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통합을 승인할 계획이다. 양사 합병이 최종적으로 결정되기 위해선 주무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는 내년 1월경 신청할 예정이다.
MBC는 특보를 내고 “진정한 의미의 지역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는 방송권역 광역화가 필요하다”면서 “이사회에서 합병을 위한 첫 절차를 완료함으로써 작년 9월 출범한 MBC경남에 이어 MBC영동이 출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김재철 MBC 사장은 취임 이후 광역화를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9월 진주MBC와 창원MBC를 통합해 MBC경남을 탄생시킨 바 있다. MBC는 그 후 강릉·삼척MBC 합병도 꾸준히 추진해왔다. 지난해 10월 김 사장이 간담회를 열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고, 올해 1월 사원설명회를 실시했다.
노조는 보도자료와 특보를 내고 “광역화가 김재철 사장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릉MBC 직원에 따르면 김재철 사장은 이달 초 임무혁 강릉·삼척MBC 겸임사장에게 직접 통합을 재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양사 합병 추진에 대해서는 “김재철 사장의 무모한 도발”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임무혁 사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재철 사장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합병 추진을 준비해온 것은 1년이 넘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한 향후 추진과정이 원활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진주·창원MBC의 합병을 승인하면서 차후 통합 승인은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할 것과 MBC경남의 통합효과를 지켜보면서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근거로 노조는 “김 사장의 일방적 추진은 방통위의 권고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어서 방통위가 이를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며 “해당지역 구성원들과 지역민들도 반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MBC경남의 경우 본사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겨우 적자를 모면하는 수준인 것으로 예측된다”고 주장했다.
강릉·삼척MBC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임무혁 사장이 노조 대표와 가진 자리에서 양사 통합을 위해선 현재 양사 90여 명의 인원을 60명까지 감축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강릉·삼척MBC 노조는 통합 저지를 위해 지역 시민단체들과 뜻을 같이 하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계획을 밝혔다. 강릉MBC 박용석 노조위원장은 “통합 반대의 당위성을 알려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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