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자전거가 그의 가슴 속으로 들어왔다
[시선집중 이 사람] 자전거 마니아…경향신문 윤희일 전국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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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윤희일 전국부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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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저는 일심동체입니다. 자전거는 곧 저의 몸이죠.”
유별난 자전거 사랑에 빠진 이가 있다. 경향신문 윤희일 기자가 그 주인공. 대전에 거주하는 윤 기자는 지역에서 소문난 자전거 마니아다.
그는 대전 상대동 집에서부터 출입처인 정부대전청사까지 왕복 24km 거리를 늘 자전거로 다닌다. 하천변을 따라 80km 넘게 뚫려 있는 자전거도로가 윤 기자의 전용코스다. 취재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자전거로 이동할 경우 도로상황, 주차문제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자가용으로 다니는 기자들보다 빨리 도착할 때가 많다.
윤 기자는 ‘자전거 르포’라는 새로운 취재기법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봄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사건을 취재할 때도 자전거 취재는 효과가 있었다. 당시 충격에 빠진 학생들은 좀처럼 취재에 응하려 하지 않았지만 자전거를 탄 윤 기자에겐 친숙함을 느껴 마음의 문을 열었다.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출 수 있었던 거죠. 평소에도 취재원들이 제가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면 신기하게 생각해 자연스레 대화의 물꼬를 트고 경계심 없이 취재에 응해요.”
4대강 공사에 따른 금강 유역의 생태계 파괴 보도에도 ‘자전거 르포’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윤 기자는 대전 금강·갑천 일대에 서식 중인 맹꽁이(멸종위기종 2급) 서식지 파괴 실태를 보도하는가 하면 4대강 공사 이후 대전 3대 하천의 철새가 39%나 줄었다는 르포기사로 정부의 일방통행에 경종을 울렸다. 취재도, 내용도 친환경적이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윤 기자는 지난달 18일 ‘2012년 대전시 환경대상’을 수상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생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요. 새들이 도망가지도 않고요. 생태계 취재를 하러 가면서 자동차 매연을 뿜는 건 생물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윤 기자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모두 자전거 마니아다. 이미 ‘자전거 가족’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의 집엔 자전거가 종류별로 9대나 있다. 그는 “아내와 쇼핑을 갈 때 자전거를 타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달리는 재미에 산다”고 말한다. 두 딸 예슬, 예리 양도 자전거 소녀로 유명하다. 이들은 외발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타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윤 기자는 첫째딸 예슬 양이 고3이었을 때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늘 자전거로 데리러 갔다. “다른 아빠들은 자가용을 끌고 왔는데 저는 자전거로 딸을 태우러 갔어요. 집까지 오는 길이 3km 정도 됐는데 그동안 딸이 저를 뒤에서 꼭 끌어안게 되잖아요. 행복했죠. 자전거가 선사한 아련한 추억입니다.”
“자전거는 지구상에서 최고의 교통수단”이라고 말하는 그의 소망은 자전거 전도사다웠다. 대대손손 ‘자전거 가족’을 꾸려가는 것,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그는 공공기관과 학교에서 자전거 타기를 주제로 특강도 진행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 어렵지 않아요. 마음만 있으면 돼요. 자전거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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