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은 내 인생의 로망이자 행복"

[시선집중 이 사람] G1강원민방 이광수 기자


   
 
   
 
G1 강원민방 촬영기자인 이광수 기자는 장비가방에 카메라 외에 늘 넣고 다니는 것이 있다. 드럼 스틱이다. 드럼을 친 지는 23년째로 촬영기자 경력(12년)보다 오래됐다.

드럼 스틱을 처음 손에 쥔 건 중학교 때다. 강원도 횡성, 전기도 잘 들어오지 않는 산골마을에 살던 산골 소년은 중학교 입학식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애국가를 연주하는 밴드부 드러머에 넋이 나갔다. ‘두구두구~’ 드럼 소리에 빠져들었다. “그때 태어나서 드럼을 처음 봤어요. TV에서 본 것과 똑같은 악기가 내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어요. 드럼 소리에 맞춰 심장이 쿵쾅거렸죠.”

그는 망설임 없이 밴드부에 들어갔다. 아버지는 “드럼을 계속 칠 거면 학교도 가지 말라”고 했다. 밴드부 선배들의 연이은 구타도 힘들었다. 그래도 포기할 순 없었다. 한 곡을 끝낼 때마다 마치 산을 정복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군 복무 중에도 이 기자는 드럼 스틱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1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해군 군악대에 들어간 그는 당시 서울 대방동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가행사 때마다 의식곡을 연주했다. 1994년 국군의 날 기념식 때 군악대에서 드럼을 치는 이 기자의 모습이 TV에 비쳐 친구와 가족 친지들로부터 무수한 연락을 받았다.

이 기자는 해가 지면 드러머로 변신한다. “방송사 입사 후 받은 두 달치 월급을 털어 드럼을 장만했어요. 아내가 눈총을 줬지만 밴드활동을 계속하고 싶었기에 좋은 악기를 사야겠더라고요. 매일 적어도 30분씩 연습을 해요.”

이런 욕심 덕에 그는 밴드 2개, 오케스트라 1개 등 총 3개의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인밴드 ‘맥시마 밴드’와 사내밴드 ‘칼라바 밴드’에서는 드럼을, 직장인 오케스트라 ‘설악 윈드 오케스트라’에서는 팀파니와 드럼을 맡고 있다. ‘맥시마 밴드’는 지역축제의 단골손님으로 지난달 속초에서 열린 벚꽃축제와 쌈채축제에서 공연을 했다. ‘설악 윈드 오케스트라’는 가정의 달을 맞아 19일 속초 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단독공연을 한다.

이 기자는 “앞으로는 요청이 들어오는 공연보다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많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길거리 공연, 시립양로원과 고아원 방문도 고려 중이다. “쉽게 음악을 접하지 못하는 소외계층과 시민들을 위해서 연주하고 싶어요. 그분들이 저희 음악으로 즐거울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드럼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무료 강습도 구상 중입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인 큰딸 주은이와 합주를 하고 싶은 마음도 전했다. “주은이는 피아노에 소질이 있어요. 전국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두 번 탔고, 어린 나이에 벌써 자신의 느낌대로 재즈곡을 연주하더라고요. 아빠의 영향인지 드럼에도 관심을 보여 드럼도 배우고 있어요.” 주은이가 “아빠 이거 연주해봐”라며 악보를 가져다주기도 한다고. “얼마 전엔 2NE1의 어글리라는 곡을 주더라고요. 딸 덕분에 아이돌 가수들 노래도 많이 접하게 돼요.” 양성희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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