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비는 다섯가지 소망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2011년 신묘년이 저문다. 올 한해도 언론계는 조용할 날이 없었다. ‘다사다난’이라는 수식어로도 모자랄 지경이다. 올 한해 언론계 이슈들을 돌아보며 2012년 임진년 새해 언론계 다섯가지 소원을 빌어본다.

새해에는 무엇보다 해직 언론인이 하루빨리 복직하고, 더 이상 해직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론인 해직 사태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과 맥을 같이 한다. 이명박 캠프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낙하산 사장’을 반대했던 YTN 6명을 시작으로 공정방송이라는 ‘상식’을 주장하던 MBC와 KBS, 그리고 올 들어서도 사주의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공정보도를 위해 노조가 참여하는 사장추천제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조상운 국민일보 노조위원장과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이 해직의 칼바람을 맞았다. YTN 해직자들은 새해가 되면 펜과 마이크, 카메라를 들지 못한 지 4년째가 된다. 부디 임진년 새해에는 해직 언론인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감돌았으면 좋겠다.

두번째로 새해에는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보도, 편파 보도가 없는 언론계가 되길 기원해 본다. 새해는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정치의 해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내 끊임없이 언론 환경을 보수·수구 세력에 유리하게 조성한 것도 임기 말 선거 국면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언론환경은 보수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조·중·동과 매경까지 보수 신문이 종합편성 채널을 출범하면서 내년 선거 국면에서 편파보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친정부적 사장이 앉은 KBS와 MBC의 극단적 편향 보도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광우병 집회 때 시민들한테 박수를 받았던 MBC 기자들이 요즘은 거리에서 취재를 못할 정도로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우리는 보수건, 진보건 정파를 떠나, 우리 언론인들이 새해에는 ‘불편부당’이라는 대명제를 다시한번 되새기면서 어느 정파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보도에 앞장서길 바란다.

셋째, 동료, 선후배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언론인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 언론인 출신으로 이명박 정권에서 실세로 군림하던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금품수수 혐의에 따른 구속 사태는 우리 언론인들이 국민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부끄럽게 했다. 뿐만 아니다. 민주당의 KBS 수신료 대책 비공개회의를 도청한 의혹을 받은 KBS도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경찰은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서둘러 수사를 종결했지만, 언론인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망각한 행위에 동료 언론인들은 분노하고 혀를 찼다. 새해에는 제발 언론인으로서 도를 넘는 행동이 나와선 안되겠다.

넷째, 거대 매체의 광고독점을 막아 군소 매체와 지역방송, 종교방송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 신묘년이 저무는 가운데서도 정치권에서는 조·중·동 등 보수 매체가 만든 종편을 먹여살려 주기 위해 종편이 방송사 광고판매 대행사인 미디어렙을 통하지 않고 2년간 직접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에 여야가 사실상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새해에는 거대 보수매체들이 광고를 독점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란다.

마지막으로 언론인들이 생명과 건강을 위협받지 않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을 취재하던 방송사 취재진 30명이 염색체 이상 증세를 보였다. 변변한 안전 장치도 없이 목숨을 담보로 취재하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따른 암 발병도 끊이지 않았다. 새해에는 우리 언론인들이 건강하게 본연의 일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항구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임진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고 풍성한 언론계가 되길 희망해 본다.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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