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디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요즘 국민일보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사 간 분쟁은 사회적 공기(公器)가 돼야 할 언론이 소수에 의해 얼마나 사유화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들에 의해 특경가법상 배임혐의로 고발된 조용기 국민일보 회장 겸 발행인, 개인회사인 (주)경윤하이드로에너지와 관련된 횡령 및 주가조작혐의, 국민일보와 국민문화재단에서 발생한 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을 상대로 한 노조의 투쟁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이들 회사 측 최고 책임자들이 언론사 경영자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면에 대한 간섭을 해 왔다는 이유로 “언론의 공적 기능 회복”을 외치면서 그들의 퇴진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조 회장과 조 사장은 조상운 노조위원장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그를 해고했다. 노조는 최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부당해고 소송을 냈다. 그 결과 지노위는 “해고를 하기에는 과다하다”면서 조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를 계기로 노조는 회사에 “전향적 태도”를 요구하면서 복직을 촉구하고 있다.

국민일보 노사의 누적돼 온 감정의 골은 매우 깊어 보인다. 서로 상대방에 대한 고소 고발이 이어졌다. 회사는 노조위원장을 해고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여러 달에 걸쳐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을 대표해 회사를 견제한다. 그러나 결국 크게 보면 회사의 명예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조직이다. 이같은 노조의 정당한 활동에 대한 화답이 위원장 해고라면 분명히 상식과 법도를 넘어섰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은 회사의 아픈 부분을 드러내는 노조를 무조건 공격하기에 앞서 마음을 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조민제 사장의 어머니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큰형 조희준 전 회장은 교회와 신문을 둘러싸고 계속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것도 반성해야 한다.

게다가 노조위원장 해고는 분명히 법적으로도 문제가 크다. 언론사 노조는 언론사가 사회적 공기인 만큼 공익 차원에서 경영진의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노동법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조용기 회장과 조민제 사장은 언론사의 소유주로서 마음을 비우고 국민일보를 정상화시켜야 한다. 국민일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가져야 한다며 투쟁하는 노조에 오히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는가.

보통 사람도 아닌 종교인 가족이 의혹에 휩싸여 있다면 그들은 언론사 사주는 물론이고 교회에서도 발붙일 곳이 없어야 한다. 두 사람은 깨끗하게 주변을 정리하고 동시에 해고된 노조위원장을 복직시키기 바란다. 오랜 기간의 노사갈등을 종식시키고 조속히 국민일보를 사회의 공기라는 본연의 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