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유지수 하락 부끄럽지 않은가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현 정부 출범 후 외교와 국방, 경제 등의 분야에서 기대 이하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대기업 CEO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지만 서민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권의 뿌리 깊은 부패와 무능으로 서민들의 쌈짓돈마저 삼켜버린 저축은행 사태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나아진 것도, 해결된 것도 없이 정권 후반부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부끄러운 성적표 하나가 발표됐다. 다소 보수적인 단체로 평가받는 국제 언론 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을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프리덤하우스가 밝힌 우리나라의 언론자유지수는 32점, 전 세계 1백96개 평가국 가운데 70위였다.

프리덤하우스는 검열과 뉴스와 정보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 즉 정부의 의한 언론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글을 삭제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표현을 가위질 당했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현 정부의 언론 통제와 개입, 언론인 구속과 해직 등으로 우리나라는 더 이상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그래서 국제사회의 감시와 보호가 필요한 나라가 돼버린 셈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광우병 파동과 언론 특보 출신에 대한 잇따른 낙하산 인사 등 정부의 언론 통제, 여론 통제 정책으로 국내 언론의 자유는 군사독재정권 이전으로 돌아가 버렸다.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상파를 비롯한 방송사 경영과 사장 인선을 좌지우지했고, 수많은 언론인들이 해직되거나 정직되는 등 길거리로 내몰렸다. 가장 기본적이고 보호받아야 되는 언론의 자유가 유린된 결과였다.

급기야 지난 2009년, 한국의 언론자유가 최악의 해로 평가받는 결과가 나왔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2009년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면서 한국을 1백75개국 가운데 69위로 평가했다. 2006년 31위, 2007년 39위, 2008년 47위에서 무려 22단계나 급락했다. 한국정부, 특히 검찰과 경찰이 언론 보도를 문제삼아 언론인을 체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 국경없는 기자회의 결론이었다.

당시 국제엠네스티도 2009년 7월 영국 런던에서 한국의 언론자유가 침해받는 등 인권 상황이 후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런 국제사회의 평가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정부 여당은 신뢰하지 않는다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소통하는 방식조차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애써 외면하려 했는지, 그것도 아니면 낙하산 사장만 방송사에 내려 보내면 알아서 비판적인 보도가 걸러지고, 비판적인 방송인은 소리 소문 없이 프로그램 진행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굳이 국제사회의 언론자유에 대한 평가는 외면하는 건지 묻고 싶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국민이 지켜주는 언론의 자유는 영원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언론재벌이자 독재권력을 수십 년간 휘둘러온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파렴치한 행위도 결국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알려졌고, 우리나라 군사 독재 정권의 부패도 결국 언론을 통해 그 실상이 드러났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해 영원한 권력을 이룰 수 있다고 꿈꾸는 것도 그들의 자유지만, 한낮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현 정부는 깨닫기 바란다.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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