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여 미스코리아를 포기하라
'안티 미스코리아' 주도 전·현직 여기자들 '생중계 그만'
화제의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발'을 주도한 전현직 여기자들은 언론사의 미스코리아대회 주최와 생중계를 강력 비판했다. "사회의 목탁이라는 신문사가 주최하고 방송에서 생중계해서 젊은 여성들의 몸매를 보면서 눈요기하는 행사의 문제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행사의 추진위원장이자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IF)'의 발행인인 김민숙 전 중앙일보 기자,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발'가 있게 한 소설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의 저자 김신명숙 전 동아일보 기자, 그리고 'IF'의 편집위원이자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문화일보 류숙렬 차장이 그들이다.
류 차장은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안티이며 동시에 특정 신문사에 대한 안티"라며 "이젠 언론사의 사업 아이템이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차장은 이어 "공영방송이 생중계하는 미인대회는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고 미국에서도 국민들은 '그런 대회가 있군' 정도로 여긴다"면서 그간 금품수수나 지난해의 컴퓨터 채점 오류로 인한 문제들을 지적했다. "언론사의 사세 확장책으로 미인대회를 이용, 국가적 사업으로 과대포장하려는 구태는 그만두라"고 덧붙였다. 류 차장은 "최소 중계방송만 없어도 자신의 정당한 인생 목표가 아닌 성형수술을 해서라도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따르도록 젊은 여성들의 내적 미와 인격을 훼손하는 심각한 편향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명숙 전 기자도 소설 '미스코리아 대회를 폭파하라'에서 "유명 신문사인 한심일보에서 주최하고, 시청률 최고의 공영방송이라는 MBS 못나방송에서 국가대표를 뽑듯이 온갖 요란을 다 떨며 중계하고..이보다 더 강력한 비아그라가 있겠어요?"라고 비수를 날린다.
행사를 주관하는 'IF'에는 한국일보 취재기자의 '미스코리아'란 표현을 빼면 크게 보도하겠다는 제의도 들어왔으나 거절했다. 대신 KBS MBC SBS 인천방송과 일간지, 여성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출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때 한겨레 김미경 기자와 시사저널 장영희 경제팀장도 대회 참가의사를 밝혔으나 개인사정 또는 회사의 지시로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대회를 치른 주최측은 "내년에는 현직 여기자들도 출전토록 적극 섭외할 것이며 미스코리아 대회가 폐지될 때까지 안티 행사는 매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일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