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의 결자해지를 촉구한다

[우리의 주장] 편집위원회

공영방송 MBC의 파업이 3주째를 맞고 있다.
MBC 사태가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MBC 조합원들의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와 ‘큰집’ 사건의 당사자인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고소 요구를 묵살했다.

그는 이어 “노조가 두 가지 요구를 계속하는 한 여의도에 단풍이 들고 겨울이 내려도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조합원들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 사장의 발언이 일견 단호한 듯 보일 수도 있지만, 조합원들과의 신뢰를 아무런 가책 없이 내팽개치는 그의 뻔뻔함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최소한의 자질도 기대할 수 없게 만든다.

MBC 파업의 도화선이 된 이른바 ‘큰집 조인트’ 사건과 고향 ‘사천행’, 취임 당시 사천 시내 곳곳에 내걸린 ‘축하 현수막’ 건만 놓고 보더라도 독립성과 공공성이 생명인 공영방송 사장 보다는 예비 정치인의 자질이 엿보인다.

이런 가운데 김재철 사장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3일 1984년에 입사한 국장급 간부들의 성명에 이어 85년, 87년 입사자들, 기자회 등 8개 직능단체들의 릴레이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연주 전 KBS 사장, 방송인 김제동 씨를 비롯해 일반 시민들도 MBC 노조의 파업 지지와 김재철 사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MBC 사태를 대하는 김 사장의 발언과 행동은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김 사장은 20일 오전 오랜만에 MBC에 나타나 조합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 MBC 노조의 총파업을 ‘정치투쟁’이라고 말했다.

MBC 노조의 총파업은 ‘정치투쟁’이 아니라 ‘MBC 내에서 정치인을 배제하기 위한 투쟁’이라고 해야 맞다.
큰집에 불려 가서 조인트 까이고, 고향 사천을 오가는 김 사장의 행보를 누가 이해하겠는가.
이는 김 사장 스스로 ‘큰집’ 눈에 들기 위한 ‘정치 투쟁’일 뿐이다.

MBC 조합원들의 주장은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도 아니고, 개인의 사적 영달의 목적도 아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MBC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공영방송으로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켜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절규다.

MBC 사태는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김재철 사장이 풀고 가야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나쁜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MBC를 하루빨리 국민의 품으로 돌려주고, 상처받은 MBC 조합원들의 자존심을 회복시키는 결단만이 그가 30년 기자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다.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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