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협회보는 이번 호까지 합쳐 모두 4차례에 걸쳐 ‘위기의 신문산업’ 기획물을 게재해 우리 신문기업들이 처한 위기를 진단하고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시작된 지구촌의 경제 위기는 어김 없이 한국에도 엄습해 우리나라 전체 경제는 물론이고 신문 기업에까지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위기에 처한 우리의 신문기업들을 살릴 수 있을까.
신문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징후들은 여기저기서 생생하게 목격되고 있다. 신문기업 종사자들은 요즘 전례 없는 기업적 위기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부자 신문으로 알려진 서울의 몇몇 중앙 일간지 관계자들도 “회사가 매우 어렵다”거나 “경영이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오죽하면 신문지의 무게를 줄여 종이 값이라도 줄여보려고 종이감량 실험을 했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신문사에 종사하는 기자-업무 직원들은 이미 보너스 반납, 급여 삭감, 인원 삭감 등 차가운 칼바람을 맞고 있다.
요즘 신문사들의 위기는 서울과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신문업계 전체가 경영 위기로 신음하고 있다. 문제는 신문기업들의 경영이 여러 해에 걸쳐 꾸준히 위축돼 왔다는 점이다. 신문기업의 경영이 수입 중 70~80%를 차지하는 광고에 의존하는 한 신문기업들의 경영은 구조적으로 경제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신문업은 앞으로 다각적인 경영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신문은 절대로 망하지 않아”라며 과도한 낙관에 빠져 있었고, 기자와 업무직원 사이의 상호 이해가 부족했고, 신문기업간 공생을 위한 협업 노력을 너무나 소홀히 했다.
미국 신문업계에서는 가넷, 나이트리더, 트리뷴 등 경쟁관계에 있던 3대 신문 체인이 2002년부터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와 쇼핑 사이트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 신문 체인은 나아가 워싱턴포스트 등 3개사와 힘을 모아 차량 판매와 아파트 판매-임대에 관한 사이트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일본 신문업계에서는 아사히, 요미우리, 닛케이 등 3개사가 수년 전부터 뉴스 포털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지역신문사들과 연합해 새로운 뉴스포털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판매와 배달에서도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여러 해 전 미국 대선 후보로 나섰던 존 케리 미국 상원의원은 광고업자들이 인터넷으로 달려가는 바람에 “신문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 됐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국 정계의 일각에서는 신문이 제공하는 탐사보도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신문기업들을 비영리법인으로 만들어 공영방송 지원 방식의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자유로운 경쟁을 말하는 미국에서도 현재 신문에 대한 지원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신문업계 일각에서는 경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기자와 업무직원들이 새롭게 대화를 시작하고 있다. 국내 신문사들은 사내의 대화뿐만 아니라 다른 신문사들과도 공존을 위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보수신문만 지원하려 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국민의 다양한 글 읽기’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전체 신문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는’ 지원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신문기업 경영자들은 국민에게, 독자에게 다양하고 차별화된 기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신문기업의 공동생존을 위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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