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219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광주일보 이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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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일보 이은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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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발만 주면 태평양의 참치를 모두 쓸어오겠다던 모 참치회사 신입사원의 패기를 닮고 싶었던 때가 불과 2년 전이다. 방향을 잃은 나침반처럼 하루하루 마감을 향해 겉돌고 있던 차에 들려온 ‘이달의 기자상’ 수상 소식은 영화배우 황정민의 ‘밥상 수상소감’까지 떠오르게 만들었다. 선배들이 차려준 밥상을 안고 소화가 됐는지, 배탈이 났는지 느낄 틈도 없이 정신없이 1년을 달리면서 느꼈던 고단함을 한 방에 날릴 수 있었다.
광주일보의 연중 탐사보도물인 ‘고마워요 당신의 땀방울’ 취재는 결코 만만찮은 작업이었다.
빠듯한 취재시간과 통역 및 전문가 섭외, 해외취재 준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될 문제는 취재원들의 인식전환이었다. 불법체류 노동자들은 강제추방에 대한 공포감을 드러냈으며, 상당수 업체 사장들도 ‘악덕업주의 횡포 문제’ 등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인터뷰 자체를 거부했다.
오랜 설득 끝에 간신히 취재약속을 잡았지만 또다시 의사소통이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매번 취재마다 스리랑카, 네팔, 몽골 등 각 나라 언어에 능통한 통역전문가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느껴졌다.
간신히 인터뷰에 응하고도 사진 찍기를 거부하는 때도 많아 끊임없는 설득작업은 취재 과정 내내 풀어야 할 과제였다.
베트남·필리핀·네팔 등 5개국에 대한 해외 취재는 현재 고용허가제 하의 우리나라 인력송출 시스템의 허와 실을 총망라했다. 취재 시스템 부재와 현지 브로커들의 방해 속에서도 한국 입국의 첫 관문인 한국어시험부터 한국행을 위한 노동자들의 경제적 손실 및 인권유린의 현장을 충실하게 담아냈다.
국내 언론 최초로 해외인력송출시스템에 대한 현지 심층취재를 감행했다는 것 자체가 지방지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의미 있는 시도였다는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다만 이번 시리즈를 통해 드러난 인력송출시스템의 문제점 등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끝으로 척박한 지역신문의 환경 속에서 기자로 단련시켜 준 선배들은 물론, 가족과 동기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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