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사장 인사로 촉발된 YTN 사태가 장장 5개월을 맞이하는 가운데 국제기자연맹(IFJ) 예비실사단이 이번주 입국해 사흘간 YTN 기자 해고 등을 조사했다.
IFJ는 지난 8월 ‘한국 언론에 대한 정치적 간섭을 비난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명박 정부에 언론장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에 내한한 에이든 화이트 IFJ 사무총장은 당시 “한국 언론사 사장들이 정부 측근으로 조직적으로 교체되고 있는 느낌이 있다”며 “이런 일이 사실이라면 한국의 언론자유에 대참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실사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지 여부를 점검, 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다.
예비실사는 멀리 떨어져서 들려오는 비판과 아우성의 소리가 과연 사실인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성경 창세기에는 소돔과 고모라가 가난한 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으로 원성이 하늘을 찔러 유황불에 멸망하기 직전 하나님이 보낸 천사들이 과연 사실대로 그러한지 실사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런데 실사를 하던 천사들조차 현지인들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한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결국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은 확정되고 만다.
이번 예비실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와 방송 독립 침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제적 망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국이 더 이상 언론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가 아니라 80년대 군사정권시절 언론탄압시대로 회귀했다는 국제적 낙인을 찍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예비실사로 실사단까지 올 경우 최근 이라크의 한 기자가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모욕을 준 것같이, 전 세계 기자들이 이명박 정부에 신발을 내던지는 것으로 알아야 한다.
이미 YTN 사태를 비롯한 한국 언론자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높아만 가고 있다.
IFJ 실사에 앞서 세계 최대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도 지난 11월 YTN 사태에 대한 실사를 벌였고, 국제사무직노조 (UNI)도 8월 언론자유와 방송 독립 보장을 이명박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국내서도 8천명에 가까운 전·현직 언론인들이 YTN 사태를 비롯한 언론자유 침해에 대해 우려하는 시국선언에 서명했다. 낙하산 인사 반대와 해고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YTN 노조는 올해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함으로써 투쟁의 정당성을 입증받았다. 언론계 구성원들이 YTN 해직기자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고 17일 저녁에는 후원의 밤이 열린다.
이명박 정부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YTN으로도 모자라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를 관장하는 뉴스통신진흥위원회 이사장에 언론특보 인사를 떡하니 또 앉히고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YTN 노사분쟁을 이유로 얼토당토 않게 ‘재승인 심사 보류’라는 꼼수를 부릴 때가 아니다.
오래 끈다고 정권에 더 이상 득이 될 것이 없다. 연말을 맞아 깨끗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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