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 편집장 간첩 잡다?

귀국 주선한 강철 김영환씨 구속으로 구설수

정보기관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인가, 아니면 밀월관계이던 정보기관에 결국 속고

만 것인가.



우익 이념을 대변하는 언론인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이 다시 구설에 올랐다.

국가정보원은 19일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널리 알려진 김영환 씨를 간첩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바로 전날 발행된 월간 말 9월호에서 김씨는 조

편집장이 주선하고 김중권 청와대 비서실장의 보장해 2년 간의 중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하였다고 말했다. 결국 조 편집장의 약속을 믿고 귀국했더니

국정원에 체포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조 편집장의 정확한 역할은 무엇이며,

그것이 과연 언론인으로서 타당한 일이었는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조 편집장의 대답은 "여러 사람이 관련됐기에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말할 단계가

아니지만 체포된 이유는 뭔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을 것이며 일이 꼬인 것"이다.





20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 편집장은 "김씨가 지인을 통해 먼저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말해 말지 기사를 부인했다. 김씨는 말지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귀국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조 편집장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를 통해 김씨가 전향한 것으로 판단하고 '관계부처'에 의견을

전달했으며 역으로 김씨에게도 정부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와

직접 통화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계부처'가 말지 기사대로 청와대와 국정원인지에 관해선 "사건이 진행

중이라 잘 모르는 부분도 많고 구체적 얘기는 곤란하다"며 "완결되면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김중권 비서실장의 보장'에 대해선 먼저 "김

실장과 통화한 적 없다"는 말로 답을 피했고, 대강의 원칙은 정한 적이 있지만

'보장'은 "너무 강한 말"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보장'이 실제 가능한지조차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시한 조 편집장은 "김씨가 전향한 상태에서 친북활동

않는다는 전제에서 양쪽이 신뢰를 갖고 양해한 정도"로 해석했다.



왜 도왔는지를 묻자 조 편집장은 "김씨가 전향한 것을 믿는 입장에서 국가를 위해

좋은일을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속에까지 이른

점은 "개인적으로 궁금하다"면서도 "김씨의 태도가 바뀐 것 같고 국정원에서

표현한 대로 '심사'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조 편집장의 말대로라면 결국 좋은 일 한 번 하려다가 일이 꼬인 셈이다.

언론계에서는 결국 정보기관에 이용당한 것이 아니냐는 동정과 함께 언론인의

정도를 넘어선 정보기관과의 지나친 유착관계가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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