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자들은 무엇을 바라고 있으며 무엇에 의미를 두고 있는가. 그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한국기자협회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을 통해 전국의 기협회원 2백50명을 표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의문에 대한 참고할 만한 대답을 제공하고 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기자들은 직업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근무 여건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고, 이직을 검토한 기자들의 비율도 꽤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언론사가 기자를 위해 무엇을 해 주어야 할지 잘 보여 준다. 기자들이 소속 언론사에 먼저 만족해야 그 다음으로 독자나 시청자들에게 만족할 만한 뉴스와 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닌가.
기자들은 언론인으로서 취재-보도하는 업무에 84.4%가 만족감을 표시했다. 기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수년 간 기자들의 직업 만족도는 80% 안팎에 달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언론자유가 억압당했던 과거의 암울했던 시대에 비해 언론인들이 언론의 자유를 구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문제는 기자들의 직업 만족도가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 기자라는 직업적 특성과 시대적 환경이 제공한 것이라 생각된다는 점이다.
이런 만족도 수치들을 기자들의 이직 의향에 관한 조사와 대비하면 만족의 즐거운 기분이 크게 줄어든다. 응답한 기자들의 52.0%가 “이직 의향을 갖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것은 요즘을 살아가는 기자들의 매우 복잡한 심경을 반영한다. 언론직에 만족하면서도 동시에 과중한 업무, 저임금, 짧은 정년 등 불만 요소로 인해 타 직종으로 이직할 것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업무량에 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요즘 기자들은 무한 경쟁에 내몰려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업무가 많은 편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84.0%였으나 업무량이 “다소 적다”거나 “적다”고 대답한 기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약간의 여유 시간이라도 가져야 기자들이 자기 충전과 발전을 위해 노력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불리한 여건들로 인해 기자들의 이직 의향이 수년째 높은 수준에 머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직 의향의 수치가 수년간 미세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은 경제 여건이 그 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직할 만한 곳이 없으면 불만이 있어도 참고 지내야 하는게 아닌가.
이번 조사는 언론사들이 기자들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기자들이 원하는 가장 높은 순위는 “재교육과 역량강화를 원한다”는 것이다. 응답률이 39.6%에 달했다. 임금 인상은 2위였다. 이것은 기자들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나름 대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언론사들은 이런 기자들의 열망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기자들이 회사에게 바라는 다음 사항들은 임금인상, 휴가보장, 인원확충, 정년 보장, 자녀 학자금 지원 등으로 조사됐다. 임금 인상은 지역기자와 신문기자의 경우 더 절실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각 언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기자들에게 재충전의 기회, 적절한 임금, 휴가와 재충전, 정년 보장, 학자금 지원 등 조치를 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것들은 기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