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계절이 돌아왔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연일 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하고 있다. 마치 대선이 여론조사로 결정짓는 양 앞 다퉈 다루고 있다. 그것도 지지도 중심의 여론조사만 난무하고 있다. 대선정책공약 등에 대한 여론조사 등은 찾아보기 힘들다.
더 문제는 그 여론조사결과가 공정하냐의 여부이다. 만약 언론이 정파성을 갖는다면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시민단체에서는 여론조사보도의 불공정성을 제기해 왔다.
사실 1987년, 1992년, 1997년, 2002년 대통령 선거는 이념과 지역 간의 치열한 승부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2007년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대선의 본질을 따지면 어쩌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여론조사이다. 자꾸 반복되는 여론조사결과의 수치에 국민들은 경도되기 쉽다. 때문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보도할 경우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대명제이다.
그렇다면 선거 때 마다 왜 언론보도의 공정성 시비가 이는 것일까? 또 여론조사보도의 잘못이 왜 거론되는 걸까?
그건 ‘게임의 룰’에서 비롯된다. 미국 언론이 사설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게임의 룰’은 철저히 지킨다. 지지하지 않는 후보라 하더라도 기사의 양과 질은 균형을 이루고 있고, 어떤 경우에라도 지지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혹은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해 특정 팩트를 왜곡하는 일은 없다. 여론조사보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그럼 우리 언론은 어떤가? 1987년 이후 몇 번의 대선에서 특정 언론의 대통령 만들기를 우리는 분명히 지켜봐왔다.
해당 언론 자체도 자신들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기사의 양과 편집 방식에서 더 노골적이다.
더구나 객관성을 위장한 여론 조사 등을 통해 특정 후보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마치 여론조사 결과가 절대가치인양 보도하기도 한다. 어쩌면 여론조사를 보도함에 있어 더 정파적이고 더 교묘해졌다. 메이저 신문의 여론조사결과는 밴드왜건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만큼 여론조사결과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이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론조사 보도준칙의 필요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한국기자협회 차원의 큰 틀에서 논의의 장을 전개하고자 한다. 지금은 때가 좋다. 국민 인식이 그만큼 성숙했고 여야 또한 번갈아 정권을 잡아봤기 때문에 자신도 언제든지 야당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특정 언론이 영원히 자기 편이 아니라는 것 또한 충분히 알고 있다. 때문에 이제는 우리 언론이 나서서 여론조사보도준칙이란 ‘게임의 룰’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 검증은 얼마든지 하더라도 여론조사를 통한 근거없는 미화나 왜곡은 사라지게 해야 한다.
그래서 기자협회가 중심이 된 여론조사보도준칙 마련 움직임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 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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