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신문-사주 중심체제 불만 폭발, 신문협회 성격 전환 출발점 될
최학래 회장 선출 배경과 전망
결과를 예상치 못한 것은 조선일보뿐만이 아니었다. 최학래 한겨레 사장이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의 경선에서 34대 신문협회장에 선출된 배경과 표결 결과에 관심이 모아져 10일 신문협회 사무국에는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그러나 사무국에서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사회에 참석한 사장들과 당선된 최 회장조차 뚜껑을 열고서야 알았을 정도였다. 표결 결과도 비공개에 부쳤다.
방 사장은 준비한 포도주를 돌리는 등 연임을 낙관했으나, 당선 발표 후 표정이 굳어버렸다고 한다. 언론계에서는 최 회장이 선거 작업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만큼 추천자인 차일석 대한매일 사장을 ´킹 메이커´로 분석했다.
압도적인 표차였다는 충격적인 결과에 대해 언론계에서는 놀라워하면서도 신문시장 정상화를 위한 신문협회 사업이 많아지고, 특히 개혁의 걸림돌이던 신문협회가 모처럼 언론개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총회 몇 달 전부터 언론가에서는 ´오너 대 비 오너´ 또는 ´대형 신문사 대 군소 신문사´, ´중앙지 대 지방지´의 대결 구도를 점치는 의견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이는 회장사에 대한 불만과 신문협회 위상 재정립 요구들이다. 금창태 중앙일보 사장은 "언론계 현안에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신문협회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동아일보가 수재민 돕기 자사 성금액수를 놓고 불쾌함을 표시한 것도 회장사에 대한 대표적 불만 사례이다. 중앙일간지 한 기자는 "사사건건 시민세력과 마찰을 빚어 온 조선일보 위상의 추락과도 관계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기존 체제에 ´반란´ 표가 쏟아진 것은 역대 특정사 회장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일관한 탓도 있다. 33대에 이르는 회장들을 사별로 보면, 경향·동아·서울·조선·한국일보 등 5개사 발행인들이었다. 인물별로도 총 16명에 불과한 숫자이다. 이중 64년부터 90년까지 16년간은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사장이 당연직처럼 맡았다.
최 회장 선출은 신문협회의 개혁과 동시에 언론개혁에도 청신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소수 신문들의 여론시장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시민단체들이 개혁 분위기를 조성하고 정부에서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기 때문이다.
전국 47개 신문·통신사를 회원으로 둔 신문협회산하에는광고·판매·기조·공무·총무·출판 등 6개의 협의회가 독자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과거 거대 신문사들의 입김에 따라 협의회 결정이 좌우됐던 점도 이젠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 회장이 ´협회´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지는 그에게 표를 던진 회원사들의 몫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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