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에게 바란다

제40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에 6명의 후보가 나섰다. 반갑다. 기자 사회에 대한 애정을 갖고 기자 동료들을 위해 심부름을 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많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 여러 사람 중에서 어렵게 뽑힌 일꾼은 앞으로 일을 추진하는 힘을 얻기가 쉽다. 공정한 경선 과정을 통해 훌륭한 일꾼이 뽑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6명이나 나서다 보니 과열 경쟁을 통해 잡음이 생길까봐 저어되는 것도 사실이다. 각종 선거 과정을 보도하면서 그것의 흠을 비판해왔던 우리가 스스로 혼탁 양상을 보인다면 시중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다. 후보들은 이 점에서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소속사, 출신 지역별로 신문이니, 방송이니, 또는 지방이니, 중앙이니 나누는 분파 전략을 멀리해야 한다. 기자 동료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 정치꾼들이 하는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선거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신의 정책으로만 평가받는다는 당당한 자세를 견지해주길 바란다.



각 후보들은 후보로 나서기 전에 기자협회 강령을 꼼꼼히 새겼을 것이라 믿는다. 협회 강령은 기자사회의 권익옹호와 더불어 언론자유 수호, 민주주의 발전, 평화통일에의 기여를 못박고 있다. 또한 국제 언론인들과 연대를 강화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집행부가 이런 강령을 이행하기 위해 실천적으로 애쓴 지점이 있다면 그것을 계승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또한 이전 집행부가 소홀한 점이 있다면 그것을 깨치고 새로운 협회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면 한다.



기협 회장 선거에 앞서 기자 사회는 각 매체들이 우연히도 새내기 기자들을 선발해 그 연수 교육에 들어가 있다. 선배 기자들은 수습기자들의 풋풋한 얼굴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한편 남몰래 한숨을 쉬고 있다. 기자라는 직업이 과연 엄청난 선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이 젊은 벗들에게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인가. 이들이 앞으로 일이 고되더라도 사회에 기여한다는 자족감을 지닐 수 있을 것인가. 아니, 당장 내일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인가.



회장 선거에 나선 후보들이 기자사회의 한숨을 일거에 해소할 대책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고 믿지 않는다. 다만 기자 동료들의 무너진 자존심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열정이 가슴속에 활활 타올라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앞으로 협회는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시시각각 변하는 언론 환경에 대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 현 집행부가 국제 교류 활성화에 주력한 것도 국제 언론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협회장에 나선 후보들은 미디어 융합, 해체 시대에 어떻게 하면 기자사회의 권익을 국내외적으로 옹호해낼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한 흔적을 보여주길 바란다.



선거의 처음이자 끝은 역시 표심이다. 분파주의를 획책하거나,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기자사회의 자존심을 일으켜 세울 구체적, 실천적 방안을 내놓은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도 기본이다. 기자사회의 표심을 완성하는 것은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후보와 더불어 현재보다 전진하는 협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깨끗하고 공정한 경선을 함께 이뤄내자. 편집위원회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