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차 기자포럼 : '제 16대 총선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 발제문 요약

<총선보도에 대한 일선기자들의 생각>



시민단체 난천운동 등 정치활동 "찬성" 90.1%

음모설·유착설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67.9%



이필재 기자협회 부회장(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





일선기자들의 대부분은 시민단체 뿐만 아니라 모든 단체의 낙천·낙선운동에 찬성하고 있으며 70%가량이 총선보도와 관련, 편향보도 지시에 거부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1회 기자 포럼을 앞두고 기자협회가 400명의 신문·방송 기자들을 대상으로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의견과 이번 총선 보도의 방향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 기자들 90.1%가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운동 등 정치활동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은 공천 반대 기준 전반에 대해 93.5%가 타당하다고 답했으며 노동단체의 정치활동도 역시 절대 다수(84.7%)가 지지하고 있었다. 또 일선기자들은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재계의 정치활동과 이익단체의 정치활동에 대해서도 각각 57.6%와 51.5%가 찬성하고 있다. 모든 단체들의 정치활동을 지지하고 있는 셈이다.

일선기자들이 원론적으로 모든 단체들의 정치활동에 지지를 표시한 것은 일부 우려되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유권자, 곧 국민의 '알 권리'에 봉사한다고 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서별로는 정치부 기자의 반대비율(44.6%)이 가장 높았으며 경제부 기자들은 재계의 정치활동에 가장 높은 찬성률(65.4%)을 보였다. 낙천·낙선 운동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직급, 근무지, 소속 부서, 소속 매체 등 응답자의 속성에 따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또 낙천·낙선 운동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이른바 음모설·유착설에 대해 일선기자들은 67.9%라는 압도적인 다수가 루머에 불과하다고 답했으며 낙천·낙선 운동에 대한 언론보도의 양에 대해서는 과반수(58.8%)가 적당하다고 답했다. 너무 적다는 사람들(9.9%)까지 포함하면 일선기자의 3분의 2 이상(68.7%)이 낙천·낙선 운동에 대한 보도의 양이 '과다하지는 않다'고 보는 셈이다. 시민단체들의 선거감시 활동에 언론이 너무 많은 지면과 화면을 할애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일선기자들은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4·13 총선보도와 관련해서는 과거 선거보도에서 가장 미흡했던 점으로 67.6%가 후보 검증을 지적했다. 선거부정 감시(20.0%), 정당·후보자간 균형(11.2%)의 지적이 뒤를 이었으며 지방 근무자들은 72.5%가후보검증을 미흡했던 점으로 꼽았다. 이와관련, 오는 4·13 총선 보도에서도 가장 중점을 둬야 할 영역으로 3분의 2(67.9%)가 후보 검증을 지적하고 있다. 후보 검증은 이번 선거보도에서도 역시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또 과거 선거 보도과정에서 '소속 회사가 기자들에게 공정보도를 훼손하는 지시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가 62.0%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서별로는 선거 보도의 당사자인 정치부 기자들의 경우 가장 많은 25.0%가 '소속사가 지난 대선 때 공정보도를 훼손하는 업무지시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8.9%가 '소속 회사가 기자들에게 공정보도를 훼손하는 지시를 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만일 이같은 요구를 한다면 3분의 2 이상(68.0%)이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또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는 59.4%가 '지역주의'를 꼽았으며 낙천·낙선 운동(30.9%)이 뒤를 이었다.

이번 여론조사를 토대로 일선기자들의 총선 보도관점을 정리해보면 우선 원칙적으로 시민단체 뿐 아니라 모든 단체들의 정치활동을 다룰 필요가 있다. 재계의 의정활동 평가도 단순히 중계하는 식이 아니라면 일정하게 지면과 화면을 할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시민단체들이 제시한 공천반대 기준을 후보 검증의 잣대로 차용할 필요가 있다. 개혁 정책·법안에 대한 태도, 국가보안법에 대한 인식 등 공천 기준으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이념적 가치관에 대해서는 '후보자 바로 알리기'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셋째, 시민단체들이 스스로 설정한 기준을 제대로 적용했는지 검토하는 것도 넓게 보아 이번 총선 보도의 화두인 '후보검증'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에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판단에 오류가 있다면 바로 알려야 한다. 더욱이 검증용 조사자료로 시민단체들이 활용하고 있는 과거의 신문 보도에 오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이번 총선은 시민단체와 언론이 어떻게 연대하고 서로 견인해야 하는가를 가늠하는 시험대이다. 시민단체의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냉소주의를 부추기는 이른바 음모설·유착설 등에 대해서도 변죽만 울릴 게 아니라 끝까지 추적해 실체적 진실을 캐내고 알려야 한다.

넷째, 이번 총선에서 최대의 변수가 될 것으로 지목된 지역주의 문제를 어떻게 다룰것인지도고민거리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한후보가 최대의 수혜자가 되는 역설적인 현실에서 지역감정 조장발언을 그대로 중계하는 것은 당선을 돕는 결과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 단결하라'는 식의 선동이 아니라 지역의 실상을 왜곡하는 발언만큼은 끈질기게 수집해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에서 일선기자들이 밝힌 대로, 회사 차원에서 총선과 관련해 특정 정당·정파나 후보에 편파적인 지시를 할 땐 이를 거부하고 기자 사회가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시민단체들이 '시민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바람직한 일이지만 제4부라는 언론이 '파수꾼' 노릇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언론 종사자들은 시민단체의 행동과 시민들의 호응을 언론에 대한 실망과 불신임의 표시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이미 '대체 언론'이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 주권운동의 불길이 수용자 주권운동으로 옮겨붙고 있는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언론 종사자들은 여론을 수렴하고 국민의 알 권리에 복무하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총선연대 낙천 낙선 운동에 대한 언론보도>



처음 긍정에서 차츰 부정적 시각 늘어

찬반 떠나 민주적 관점 잊지 말아야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





총선시민연대(시민연대)가 공천반대자 명단을 발표할 때부터 지금까지 언론은 상당한 비중으로 이들의 목소리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한국사회 최초로 터져나온 유권자들의 정치참여 요구에 대해 신문들은 긍정적 입장에서 부정적 시각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편차를 보여주고 있다.



9개 중앙 일간지의 사설을 비교해보면 총선연대 출범에 대한 최초의 사설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는 신문사마다 각기 다른 시각을 보이기 시작했다. 총선연대에 대한 긍정적인 기조는 제2차, 3차 사설·칼럼부터 편차가 점점 넓어져 갔다. 한겨레신문이 "정치권은 스스로 자성하고 개혁에 동참하라"는 목소리를 유지한 반면 경향·동아·조선·중앙 등의 일간지는 총선연대의 선정 기준과 선정 자격, 위법성 등의 이유로 우려를 나타내면서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의 틈은 확연해져 갔다. 그리고 '기대반 우려반'이라는 양비론이 언론 일각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많은 신문들에서 부정적 시각을 부각시키는지면이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들 신문의 부정적 시각을 분류해보면 ▷음모론적 시각 ▷집권여당 이용론·반사이익론적 시각 ▷시민권력론적 시각 ▷혼란론적 시각 ▷불법론적 시각 ▷지역감정 조장론적 시각 ▷낙천·낙선운동 무용론 등의 7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민주주의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시각과 견해가 '표현의 자유'속에 공존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언론들이 긍정론 또는 지지를 보내줄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가 언론에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 비판이든 긍정이든 민주주의적 가치관 위에 서서 행해달라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 음모론이 제기되었다면 언론은 그 즉시 그 발언자에게 음모론의 실체를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하여 음모론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에 관계된 시민단체 관련자는 시민운동에서 영원히 추방되어야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 발설자가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는다면 언론들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 당장 추적, 심층취재에 나서야 되는 것 아닌가?



한국의 언론들은 언제부터인가 사실과 진실에 대한 취재와 보도에는 충실하지 않으면서 온갖 루머와 의혹들은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그 추측에 근거해서 무수한 사람들을 질타하고 훈계하고 있다. 이러한 언론이 과연 민주사회에서 말하는 권력이 감시자, '제4부'로서의 언론인가?

시민단체가 특정인의 위임을 받아 유권자 주권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이른바 '시민권력론'도 마찬가지이다. 총선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나 회원들은 오직 자신의 정치적 주권을 정당하게 행사하고자 할 뿐이다. 총선연대 참여자 말고 그 누구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발언을 하고 싶을 때에는 그 자신이 스스로 자기의견을 펼 수 있고 또 펴야하는 것이다.



낙천·낙선운동의 지역감정 조장론에 대해서는 사실 설명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 가장 큰 책임은 정치인에게 있지만 그 제2 책임은 시민사회가 아니고 바로 언론이 져야 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혼란론 또는 불법론은 무엇인가. 언론들이 혼란과 불법을 진실로 걱정한다면 우리 유권자들이 침묵 속에서 이른바 국민의 대표라고 국회에 보낸 정치인들이 정치판 또는 의사당에서 수십년간 보여준 방종과 불법 또는 권력 남용에대해서는 왜책임을 묻지 않고 있는가? 그러한 정치를 이제는 새 천년부터는 조금씩이나마 고쳐 보자는 목소리가 혼란이나 불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가?

일부 언론들은 "시민단체들의 순수성을 인정하지만 만약 각종 이해집단이나 노조 등의 이익단체들까지 마구 운동에 뛰어들 때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교묘한 물음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렇게 순수하지 못한 대다수 국민들에게 무엇을 믿고 투표권을 주고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낡은 권위주의적 사고이며, 신판 엘리트주의의 극치이다.



최근에는 특히 여러지역 선거구에서 사전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고 타락선거 돈선거가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여러 신문들이 대서특필하고있다. 그리고 언론은 그것이 총선연대의 '선거법 불복종 선언' 등으로 인한 준법정신의 해이, 그러한 불법행위에 대해 손도 못대고 있는 선관위나 경찰·검찰의 어정쩡한 입장 때문에 더욱 조장되고 있다면서, 책임을 시민단체들의 탓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러므로 시민단체들은 이제 불법행위는 자제하고 공명선거감시운동에 나서라고 은근히 종용한다.



그러한 언론들에게 되묻고 싶다. 타락·금권선거나 사전·불법선거의 현장을 국민들 중에서 누가 목격할 수 있는가? 그것은 시민단체들이 아니라 바로 언론이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한 국민적 눈과 귀가 바로 언론이다. 언론과 언론인들이 자신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역할과 임무를 다른 사람들에게 떠넘기고자한다면, 그것은 스스로 직무유기를 하는 셈이다.

그러므로 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언론·언론인에게 거꾸로 제안한다. 타락·금권선거나 사전·불법선거를 하는 국회의원 출마예상자가 있다면, 구체적 취재를 해서 '6하 원칙'에 따라 보도만 해달라. 우리는 그러한 낡은 정치인, 금권 정치인들의 '퇴출'에 대해서는 시민사회가 유권자로서 심판할 것이다.



시민단체들의 낙천·낙선운동은 과거를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내일을 보다 맑고 밝고 희망차게 하고자 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은 이전부터 정치를 해온 사람만이 아니라 이제부터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점을 우리 모두가 인식하자.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정치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이제는 고달파서라도 정치를 좀 쉬어야겠습니다"는 그러한시대가 하루빨리오도록 할 때가 오지 않았는가.





<제16대 총선보도 이렇게 하자>



언론 스스로의 선거감시가 최우선

보도준칙 만들어 기준 제시해야



이재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제 16대 총선은 외형적으로나마 가장 민주적이고 돈 안 드는 자유로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의 총선과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시민들이 성숙해진 정치 의식으로 집결된 힘을 행사할 만큼 정치과정에 적극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총선 보도도 구태의연한 관례를 과감히 벗어던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론 일선의 종사자들도 선거 때마다 공명보도와 균형감각 있는 보도를 외쳐보지만 선언하는 것만큼의 결실을 맺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제 15대 총선 관련 신문기사를 분석한 백선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당시 보도의 문제점으로 ▷경마식 보도 ▷대결구도 관점 ▷지역연고 중심 ▷세몰이 중점보도 ▷쟁점 파악미숙 ▷추문 폭로식 보도 ▷가십·타락 중심 ▷논조의 이율배반(흥미중심 폭로기사와 공명선거 강조) ▷여당위주 편파보도 ▷취약한 여론조사 활용 등의 열 가지 사항을 꼽았다.



이 중에서 특히 무책임하고 추상적인 불법·타락 선거 보도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기사들의 경우 대개 탈법의 주체를 밝히지 않아서 유권자들이 정확하게 사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효성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러한 측면이 유권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정치적 냉소주의를 가져와 부동층 증가와 결표(缺票) 현상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제 15대 총선 신문 보도에서 드러난 이같은 문제점은 이번 총선에서도 유사하게 되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총선에는 기존과는 다른 좀 더 강력한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불공정 보도에 대한 고발이 들어오면 해당 언론인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이른바 '예고제'의 도입과 나아가 문제 언론인 퇴출 운동을 하자는 아이디어도 이같은 공감대에서 나온 것이다. 그 외에 견제 차원이 아니더라도 언론보도 감시 기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가 제대로 이용되고 있는가를 살피는 미국의 여론조사감시위원회(Polling Review Board)가행하는 것과 유사하게언론에 의한 여론조사 실시나 그 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점검기능이 추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점차 그 사용이 증대되는 인터넷을 통한 여론조사(on-line polling)가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점들이 언론의 취재보도 자유에 큰 제약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선거보도가 기존의 구태의연한 보도를 환골탈태하지 않는다면 선거시기에 언론감시 및 견제 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위에서 논의한 것들이 그 동안 언론의 선거 보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으로 생각할 수 있느냐, 또 실제 보도에서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가 문제로 남는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언론 스스로 문제점을 고쳐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먼저 필요한 것은 선거 보도의 원칙을 제시하는 일이다. 현재 부산일보를 비롯해 KBS, 국민일보 등이 이미 보도준칙을 제정했으며, 부산 기자협회도 보도준칙을 발표하는 등 많은 언론사들이 보도준칙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총선 보도를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다. 이런 점에 근거하여 그 동안 보도의 문제점과 이번 총선의 특성 등을 감안해 다음과 같은 제언을 보태고자 한다.



첫째, 공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하기 앞서 언론은 사회각계의 분석·비판 그리고 시민단체 등의 언론견제 운동을 생산적인 측면에서 받아들여 이를 지침으로 이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언론사 자체의 선거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선거 보도 시에 관여할 수 있는 정당 및 입후보자들의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체 통제기구가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둘째, 언론은 속보경쟁을 최대한 지양하고 흥미 위주의 전달방식을 과감히 탈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꼭 보도해야 할 것을 누락시킨다든지 보도되지 않아도 좋을 것을 포함하는 경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쟁점을 누락시키는 것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보도에 있어서의 신중함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언론은 금권·타락선거 감시 및 고발뿐만 아니라 관권개입 등의 감시, 비판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기존에 많이 지적되어 왔던 권력기관에 의한 축소보도 압력이 더 이상 통하지 않도록 의연한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넷째, 언론은 선거 때마다 불거졌던 소위 북풍, 경제난 등과 같은 돌발적인상황에 대한 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돌발적인 상황을 보도할 때는 이로 인하여 이득을 볼 수 있는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러한 사건들이 적절히 다루어지도록 치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다섯째, 언론은 선거 보도를 입후보자간의 갈등 및 대결구조 형태로 묘사하지 말아야 한다. 기존의 선거 보도에서는 대결 국면이 너무 지나치게 부각되고 이들의 갈등이 필연적으로 지연, 혈연, 학연으로 연계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러한 구도를 통해 국민들 사이의 화합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지역 감정을 유발하는 등의 분열된 모습을 보이기 쉽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단체들에 너무나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 운동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언론이 이를 외면하거나 일방적으로 폄하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불공정선거라는 측면을 고발하는 방편으로 시민단체들에 많은 부분 의존하는 경우 정치적 불신과 냉소주의를 간접적으로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현행법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낙선운동을 기사화하는 경우 이러한 우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한 언론의 현명한 대처가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언론은 선거 보도가 자칫 감성적으로 치우치기 쉬운 우리 정치과정의 맹점을 지적하고 유권자들이 이성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언론은 보도에 있어 적극적으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보여서 언론에 대한 불신이나 회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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