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해외 홍보 '유감'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대학교 황우석 박사가 전세계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최근 황 박사 팀이 발표한 배아 줄기세포의 연구 결과는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 것으로서 질병 치료에 있어 획기적인 성과이고 의학계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전 세계에서 뉴스거리가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보다 많은 언론에 알리려는 황 박사의 부지런한 노력이 그것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중에도 새벽 6시부터 밤늦게까지 뉴욕타임즈, 타임, 뉴스위크 등 세계 각지에서 걸려오는 기자들의 전화 인터뷰에 열심히 응했을 뿐 아니라 어려운 의학 용어를 알기 쉽게 차분하게 설명함으로써 좀 더 많은 독자가 자신의 연구결과를 이해하도록 힘썼다. 여러 면에서 황 박사는 타고난 뉴스메이커란 생각이 든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는 세계적으로 떠오르는 뉴스메이커들이 있다.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LG전자의 김쌍수 부회장, 현대자동차의 정몽구 회장 등 재계의 인사들이 어느새 세계적인 기업인으로 우뚝 섰고, 보아, 배용준 등 한류 스타들 그리고 한국의 영화들도 아시아 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에게서 발견한 수 있는 공통점은 모두가 언론을 잘 활용할 줄 아는 뉴스메이커란 점이다. 적재 적소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보다 독자의 관심을 끄는 천부적인 소질들이 있다. 그 뿐 아니라 이들 뉴스메이커 뒤에는 잘 훈련된 홍보 요원들이 세련된 대언론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성, LG 등의 홍보실은 다년간 경험을 통해 외신의 생리를 파악했고 외신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한류 스타들의 기획사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대외 활동에 있어 기본이 되는 것이 효과적으로 해외 언론을 활용하는 것이다.



민간 부분의 해외 홍보 수준은 상당한 경지에 올랐지만 정부 부문은 아직도 상당히 낙후된 느낌이다. 먼저 정부, 공공 부문에는 외국에서 알아 줄만한 뉴스메이커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부터 아직 외국에서 인지도는 미약하다는 느낌이다. 아시아나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에 비해 큰 관심을 끌지도 못한다. 우선은 외국 언론과의 접촉이 미온적이다. 각 부처의 장관들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북한 핵 문제로 인해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도 이런 문제에 대해 외국이나 해외 언론에게 자신 있게 설명할 수 있는 신뢰감 있는 인물이 없다.



최근 들어 한국의 대외 안보 정책 등에 대해 외국 언론의 논조가 부정적이 되고 있는 데는 이런 이유도 있다고 본다. 얼마 전 CNN은 윤광웅 국방 장관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해외에 알린 바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현 시대는 바야흐로 미디어의 시대이고 홍보의 시대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든 한 기업의 총수이든 끊임없는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여야만 자신의 국가나 기업의 번영과 발전이 약속된다.



특히 국경을 넘어서 행하는 대외 홍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타국의 국민이나 여론 지도층을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언론만큼 효과적인 도구가 없다고 믿는다.



어차피 한국은 경제적으로나 안보적으로나 외국과의 협력 없이는 단 하루도 지탱하기 어려운 나라다. 그런 관점에서 외국의 여론을 보다 친 한국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계의 황 박사나 기업계의 윤 부회장 같은 세계적인 뉴스메이커가 한국의 정부에서도 나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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