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 시비로 언론계 갈등

조선·중앙 부각 보도에 한겨례 머릿기사로 비난, 타사들도 '신중' 강조···관련단체들 일제히 성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춤추는 '음모론' 보도에 한겨레가 연일 1면 머릿기사로 쐐기를 박고 언론단체에서도 비판 논평을 쏟아내는 등 정치권 공방이 언론계로 확산됐다.



조선·중앙의 '음모론' 보도는 사설, 정치면, 사회면 기사가 제각각으로 한쪽에서 얼르면 다른 쪽에서는 부추기는 양상을 보이면서도 실체없는 '음모론' 고리만큼은 놓지 않는 기조를 나타내기도 했다.



조선·중앙은 이번 '음모론'을 자극적으로 부각시킨 단초인 26일자에서 특이하면서도 상이한 기사를 내보냈다. 이날 중앙일보는 10판부터 사설에서 '왜 음모론이 나오나', 3면 '커지는 2與 파열음'에 이어 5면까지 정치 공방을 지면에 펼치며 '음모론'을 본격적으로 부추겼다. 그러자 이날자 조선일보는 10판에서 '문패' 제목에서만 나타났던 '음모론' 제목이 공교롭게도 시내판에선 메인으로까지 커졌다.



그러면서도 이날 두 신문 4면 같은 위치의 박스 기사는 서로 다른 결과를 전했다. 중앙일보 4면은 '낙천명단 민주당 득 46%'를 제목으로 자사 여론조사 결과를 해설로 실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조선일보는 '자민련-JP가 최대 수혜자?'를 해설기사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한 간부는 이를 두고 "균형을 갖춘 보도"로 자평하며 중앙일보의 보도 태도가 더 심했다는 비난을 가했다.



언론계는 두 신문의 보도태도를 "여론 호도""본연의 임무를 저버린 무책임"이라고 비판하면서 신중론을 거듭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조상기 한겨레 부국장은 "입증되지 않은 사안을 의도적으로 매도하고 키우는 특정 언론의 고질병"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이계홍 대한매일 부국장도 "언론의 계산된 선정주의",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반민주적인 분열주의"로 비난했다. 박기정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자사 보도에 한정된 것이란 전제 아래 "현실적으로 기사를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기사 가치 판단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자민련의 정략적 행위를 지면에서 경고해 왔다"고 말했다. 또 박정삼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조선·중앙의 음모론 보도가 잘못이지만 1면에서 연일 타언론사를 비판한 한겨레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상업적인 태도"로 평가하기도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개연), 언론노련 민실위, 바른언론시민연합은 28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음모론의 실체를 파악해 시시비비를 가려내는 것이언론본연의 사명인데도 불구하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노력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언개연은 "최근 불붙기 시작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본연의 사명을 망각하고 권력의 단물에 빠진 언론에 대한 개혁운동이기도 하다"며 "이에 불안을 느낀 일부 언론이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훼손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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