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회장단 회의에서 각 분과위원장 및 특별위원장이 위촉됨으로써 37대 기협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37대 기협은 변화하는 언론 환경 속에서 기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공정 보도를 하기 위해 기존 특별위원회에 더해 법률지원센터준비위원회 등 10개의 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새로 선임된 각 분과위원장 및 특별위원장의 의욕에 찬 활동 계획을 들어 본다.
편집자
직업윤리 바로 세우겠다
자정운동추진위원장 박수택(SBS 편집부)
올해는 우리 언론계의 기풍이 바로 서기 시작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자정특위는 올해 기자의 직업윤리와 언론의 본령에 관한 기준을 분명하게 바로 세우고자 한다. 신문 방송 통신을 두루 망라해 4년 전에 우리 언론계가 모두 지키자고 결의한 '신문윤리실천요가'이 상식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한다. 기자들의 정당한 취재 보도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은 해당 언론사가 스스로 부담한다는 원칙을 지키도록 한다. 부, 기업, 각 분야의 단체나 기관의 우두머리, 홍보 담당자들이 기자를 홍보의 매개 수단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함량 미달의 정보에 미끼를 함께 엮어 기자를 유혹하지 않도록 대책도 강구하겠다. 언론사가 자기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기자를 로비스트로 활용하거나 기자에게 보급과 광고판매를 강요하는 행위도 좌시하지 않겠다. 기자들도 개인의 이익을 보자고 취재 과정이나 회사 안팎에서 얻은 정보로 주식이나 부동산 거래에 나서지 않기를 당부한다. 언론의 본령은 취재 보도 논평을 통해 사회 공동체가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 환경이 잘못되지 않도록 감시하는 것이다. 기자가 다른 분야의 사람들보다 앞서 정보원에 접근하고 정보를 모을 수 있는 특권을 누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본령에 충실하기 위한 업무 과정일 뿐이다. 이 특권은 어디까지나 국민 대중(독자, 시청자)의 알권리를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겸손하게 써야 한다. 개별 언론사, 기자 개인의 이익과 편의를 취하기에 급급한 나머지 본령을 망각하는 언론사와 기자에겐 자정특위가 엄정한 조사를 거쳐 가차없이 '사이비'의 낙인을 찍어주겠다.
중앙-지방 정보교류에 역점
정보교류위원장 김광우(제주MBC 보도부)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가진 기자가 급증하는 등 기자 사회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물론인터넷이있다. 신설된 '정보교류위'는 이처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다.
우선 중앙과 지방 회원 사이의 정보교류를 원활히 하는데 활동의 역점을 둘 것이다. 서울의 기사정보가 지방으로, 지방의 정보가 서울로 잘 흘러야 한다. 기자협회 사무국에 교류 가교 시스템(인터넷 홈페이지 등)이 갖춰질 것이다. 중앙 부처의 각종 자료 등이 지방사에도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보교류 활성화를 위한 회원들의 아이디어는 언제나 환영이다.
기자정신 재무장이 중요
보도자유분과위원장 원경호(부산일보 편집부)
IMF라는 초유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언론환경은 변화를 거듭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난을 이유로 대대적인 감원 한파가 불어닥쳤고, 필연적으로 기자들의 신분 불안을 불러왔다. 이런 상황은 주지하다시피 취재활동과 공정보도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제약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자들은 다시, 언론의 자유를 위해 안팎의 장벽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먼저 스스로 '기자정신'을 재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취재를 제약하는 권력과 자본, 내부에 온존하는 유형무형의 장애물을 제거해나가는 데 힘쓰겠다. 또한 새 천년 정보의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언론환경에 적극 대처하는 일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북 기자들과 만남의 장 추구
남북기자교류추진위원장 조민호(세계일보 북한부)
근년 들어 남북교류가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남북한간 언론교류는 어려운 분야이다. 작년 한해 5천 여명의 남한 사람이 북한을 갔다왔지만 기자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다. 북한은 속모습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 문제를 팔짱낀 채 두고볼 수만은 없다. 남북한이 화해협력과 통일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과제이다. 평양이나 서울이 곤란하다면 베이징에서라도 북한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싶다. 남북기자 축구대회나 토론회, 상호방문 등 어떤 식이든 형식에는 구애받지 않을 작정이다.
올해는 세기초가 상징하듯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 기자들이 악수하는 모습을 전국민에게 보여주고 싶다.
통일 초석 다지기 사업 추진
사업기획위원장 김진호(중부일보경제부)
새천년 기자협회의 가장 커다란 책무는 새 시대에 걸맞는 위상정립과 회원간 연대의식 제고라고 생각한다. 또 이러한 책무는 사업이라는 구체성을 띨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올해 협회는 외적으로는 ▷사업의 주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금조성 ▷지구촌 기자들과의 연대의식 고양을 위한 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다. 이어 내적 충실을 기하기 위해 ▷범 언론기관이 참여하는 언론평의회 구성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저널리즘 교육 활성화 ▷흔들리지 않는 보도권을 위한 법률지원센터 신설 등도 미루지 않을 계획이다. 특히 민족의 최대 여망인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협회의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만큼 남북언론인간 교류를 통해 통일의 문을 열어갈 방침이다.
회원 권익손상에 적극 대처
권익옹호분과위원장 이희상(CBS 보도국)
언론계와 기자사회에도 예외없이 몰아닥친 IMF 한파는 많은 상처를 남긴 채 시간의 흐름에 맡길 수밖에 없게 된 부분이 많이 있다. 특히 임금과 복지가 후퇴하고 더욱 열악해진 취재환경과 근무여건 개선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더구나 최근 들어 보도와 관련된 무분별한 소송마저 급증하면서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보도를 위해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이중 삼중의 고충 속에 위축되고 기자로서의 기본권마저 크게 훼손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 개개인은 물론 대부분의 각 회원사와 기자협회 차원에서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권익옹호분과위원회에서는 회원들의 정당한 권익을 해치는 어떤 부당한 상황과 세력에 대해서도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응을 하고자 한다. 또한 과거의 허물을 씻고 기자로서의 고귀하고 정당한 권익을 보다 확고히 하는 원년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환경사업에 더 많이 참여
환경특위 위원장 노영대(한국자연정보연구원장)
4대 째 이 자리를 지킨다. 현직을 떠났는 데도 중책을 맡기는 데는 다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동안 기협 환경특위는 회원들이 알게 모르게 수준 높은 환경활동을 해왔다. 앞으로도 적잖은 성과를 거둔 바 있는 '우리 생명문화재 지키기운동' '멸종위기생물 복원사업', '환경전문기자를 위한 워크샵'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환경특위는 수행하는 사업에 가능한 많은 회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념해 사업계획을 짤 것이다. 환경전문기자는물론사진부기자들의 동참하는 전국 순회 세미나나 사진전도 기획, 수행할 생각이다. 휴일과 방학기간을 이용해 기협가족을 위한 생태기행과 자연학교도 가질 방침이다.
우리식 독립언론 모델 도출
독립언론연구위원장 이동호(대구일보 사회부)
IMF이후 사회환경과 인간적 가치관은 크게 바뀌었다. 그 속에서 언론의 존재 양상도 앙상한 내장을 드러내고 생존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자본의 전제가 언론의 발전 저변인양 규모의 언론산업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고 이 같은 한계는 IMF앞에서 여지없이 깨어졌다.
언론이 독립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신문사 옆 대포집에서 기울이는 젊은 기자시절의 회포 차원이 아니라 언론 존재의 이유가 돼 버린 것이다.
외국의 많은 독립언론에 대한 사례를 조사하고 이들의 특색과 생존방식, 실패 사례를 추려내 우리나라의 힘겨운 독립언론의 리딩사의 현실을 비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모델을 도출해내는 것이 큰 줄기다.
이 속에는 얼기설기 이어져 있는 언론주변의 한계점을 단절,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추려내는 개론의 연구도 함께 할 것이다. 중앙지와 지방지의 특징을 감안해 그들만의 방안을 도출해 내는 데도 중점을 두게 된다. 미래의 언론산업의 향방을 견인해 내고 언론의 또 다른 장애물들과 당당히 맞서 튼튼한 자신의 다리로 올곧게 서는 언론을 위해 이 작업은 시작된다.
학술토론추진위원장 김영환(SBS 국제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우리 사회, 그리고 언론계의 변화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것에 대한 기자 사회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학술토론추진위는 기자협회 회원들과 언론학자, 각계 전문가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열린 토론 마당을 만들어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 한국 언론계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토론회는 유익한 정보를 얻을 뿐 아니라 관심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친목도 다지는 자리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다.
아울러 평가자들이 패널로 나서는 '공직선거 후보 토론회'도 추진해 기존의 관훈토론회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자협회의 권위있는 토론회의 전통을 새롭게 만들어 가고자 한다.
자격시비 없는 풍토 되길
자격징계분과위원장 서영석(대전MBC 보도국)
기자협회는 회원들의 상호친목과 권익옹호에앞장서는단체이지만 개인적인 단견으로는 기자들간의 협동과 단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편이 아니면 적이요, 동조하면 동지로 여기는 흑백논리는 이젠 배격돼야 한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우리 회원들이 서로 아껴주는 풍토가 정착됐으면 한다.
회원들의 자격징계를 논의하는 직책을 맡으면서 매번 제기되는 '사이비 논쟁'이나 '자질시비'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본다. 언론계 현실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본의 아니게 자격시비에 시달리는 동료들도 있다. 이는 중앙, 지방 가릴 것 없이 당면한 현실이다. 특히 지방사의 경우 언론사주들의 마인드가 바뀌지 않으면 어쩌면 한국 언론의 영원한 화두가 될 지도 모른다. 올해는 언론사 경영주나 기자 모두가 최대공약수를 찾아가는 원년이 되길 기원한다.
여성기자 네트워크 강화
여성특별위원장 김미경(한겨레 미디어부)
지난해 여성특별위원회 활동은 여성기자 홈페이지 '미디어페미니즘'을 연 것, 전국 여성기자 모임을 가진 것, 여성기자에 대한 성희롱 사건에 공동대응한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2천년 주요사업은 '미디어페미니즘'을 중심으로 전국 여성기자들의 네트워크화를 확실하게 구축하는 일이다. 조짐은 보인다. 그동안 서울지역 여성기자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던 일들에 지방 여성기자들의 참여가 크게 늘고 있는 점이다. 홈페이지를 전진기지로 여성기자 네트워크화, 이를 통한 성차별없는 기사쓰기 교육, 여성기자 권익향상 등의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성차별없는 기사쓰기 매뉴얼북 발간 계획도 잡혀 있다.
이 모든 일은 앞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뽑힐 차기 위원장이 더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법률 구조·예방 체제 구축
법률지원센터 준비위원장 한종호(문화일보 사회부)
일선 기자와 언론사를 상대로 한 소송이 날로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각 언론사가 기자들을 극한 경쟁 속으로 몰아넣어 충분한 확인과 검증을 거치지 않은 기사를 쓰지 않을 수 없도록 강요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기자협회에서는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회원들에 대한 법률구조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취재, 기사작성 단계에서 변호사의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예방체제를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고문변호사제를 전국 10개 지회로 확대해 해당 시도 지회 담당 고문변호사를 위촉할 계획이다. 또 각지회별로소속 언론사 경찰, 법조팀장 네트워크를 만들어 고문변호사그룹과의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회원들이 언론소송보험 가입할 때 보험료를 지원하고 분쟁 예방을 위한 보도준칙을 마련해 각 회원사에 권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자 국제화 제고에 노력
국제교류분과위원장 이장훈(한국일보 사회부)
미력하나마 기자협회의 일을 도울 수 있어 기쁩니다. 국제사회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언론들도 이 같은 국제환경에 발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습니다. 또 기자 사회도 국제화 추세에 발맞춰 상당히 변화하고 있으며, 변화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현역기자들 중 상당수가 외국 연수를 생각할 만큼 국제적 마인드도 갖게 됐고, 해외취재도 과거와는 달리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달라진 환경에서 기자들의 국제화는 필수적이며 각국 기자들과의 협력 또는 교류도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기자들의 국제화를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겠으며 각국 언론들과 의 협력과 교류도 활발하게 추진하겠습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인 국제기자연맹총회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주 1회 정보메일 보내겠다
이베일핫라인관리위원장 전성철(경향신문미디어연구소)
하루종일 일에 파묻혀 있다가 문득 문득 제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 돌아보게 됩니다. 대학시절 뜨거운 여름 바람이 온몸을 휘감거나 엷은 안개가 낀 새벽 공기를 마실 때 그려보았던 모습을 되새김질 해 보는 거죠. 차이가 나는 점도 있지만 그 근처에 가 있는 부분도 있음을 발견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숨가쁘게 돌아다니는 5,500여명의 기자협회 회원들이 느끼는 이같은 생각들을 기자협회 홈페이지(www.jak.or.kr)에서 나누고 싶습니다. 앞으로 회원들에게는 매주 1회 이상의 정보메일을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 안에는 취재에 도움이 되는 인터넷정보와 해외연수 자료, 취재 뒷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이 들어있게 됩니다.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은 회원들에게 그 기회도 줄 겁니다. 찬공기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드는 2000년 1월초 또 하나의 미래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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