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고엽제 한국에도 뿌렸다’ 만장일치 수상
동아 ‘사직동팀 보고서 추적기’ 검찰 취재 전기
김영호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언론개혁 시민연대 운영위원
111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수적으로는 평소와 비슷한 25개 작품이 출품되었지만 질적으로는 탁월한 작품이 많아 7편이나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SBS의 ‘고엽제, 한국에도 뿌렸다’와 동아일보의 ‘옷로비 의혹사건 사직동팀 보고서 추적기’가 높은 평점을 얻어 수상작으로 뽑혔다. 기획보도부문에서는 CBS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 청산되어야 할 고문’이, 전문보도부문에서는 국제신문의 ‘쇠목테 갈매기’가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역취재보도부문의 수상작으로는 부산일보의 ‘발암성 환경호르몬 및 신경성 독소 남조류’가 결정됐다. 그리고 지역기획보도부문의 수상작에는 강원일보의 ‘고성 민통선지역 해양생태계 학술조사’와 인천일보의 ‘인천교육개혁연대와 함께 펼친 연중기획 교육캠페인’이 뽑혔다.
SBS의 ‘고엽제 한국에도 뿌렸다’는 1차심사에서 10점 만점에 9.1이라는 높은 평점을 얻어 사실상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2차 심사에서는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확정됐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던 퇴역군인을 미국 현지에서 만나 피해사실을 확인했고, 이어서 관련문서를 입수함으로써 취재의 완성도를 높였다. 국내에서만 취재했다면 군사기밀이라는 취재장벽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런데 미국에서 추적취재를 통해 30년동안 파묻혔던 역사적 사실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탐사보도에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동아일보의 ‘옷로비 의혹사건 사직동팀 보고서 추적기’는 검찰취재에 있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취재는 잘못된 보도관행이 고착되어 관계자 또는 당국자의 입에 매달려 왔다. 따라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권력기관의 의도에 따라 은폐 또는 조작이 가능했다. 옷로비 사건도 동아일보의 집요한 추적취재가 없었다면 진실이 매장되었을 개연성이 컸다. 진실규명을 위한 추적취재가 특별검사의 수사방향을 바꾸어 놓았고 청문회가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 잔치였음을 밝혀냈다. 또 이 사건의 본질이 단순한 로비의혹이 아니라 권력핵심이 개입하여 은폐-축소-조작한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임을 규명했다.탐사보도의전통이 확립되지 않은 현실에서 동아일보의 추적취재는 앞으로 언론학도들에게 탐사보도의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믿는다.
CBS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 청산돼야 할 고문’도 훌륭한 취재 의도를 가진 탐사보도의 전형이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은둔생활이라는 흥미를 뛰어 넘어 인간파괴를 일삼던 고문실태를 추적하여 고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제신문의 ‘쇠목테 갈매기’는 취재 경위에 우연성이 개재되었지만 특종임에 틀림없다. 한국조류목록에도 등재되지 않은 희귀조류를 포착했고, 그같은 사실이 학회에 보고될 것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부산일보의 ‘발암성 환경호르몬 및 신경성 독소 남조류’는 한마디로 충격적인 기사다. 부산-경남 600만 주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하류에서 발암성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식수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뜻이다. 부산일보는 이 사실을 단발성 보도에 그치지 않고 추적보도를 통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점을 얻었다.
강원일보의 ‘고성 민통선지역 해양생태계 학술조사’는 취재지역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세계적으로 드문 온대 생태계 지역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의의가 있다. 또 DMZ 부근이라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취재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도 좋은 평점을 이끌어 냈다.
인천일보의 ‘인천교육개혁연대와 함께 펼친 연중기획 교육캠페인’은 시민사회가 직접 참여하여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취재했다는 데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또 비판 위주에서 벗어나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도 주목 받을 만하다.
한국일보의 ‘이근안 도피, 박처원 전 치안감 지시’는 비호세력의 존재를 확인한 단독보도였다. 그래서 1차 심사에서 비교적 높은 평점을 얻었으나 2차 심사에서 아깝게도 수상의 기회를 놓쳤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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