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뉴스 강대국'이다




  손지애 서울외신클럽 회장  
 
  ▲ 손지애 서울외신클럽 회장  
 
외신기자로 서울에서 활동을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한국에는 뉴스가 많다는 점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부문에 걸쳐서 한국은 뉴스가 넘쳐난다. 주변의 일본이나 중국처럼 경제, 정치 대국도 아니면서 이상하게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 못지 않게 세계 관심의 표적이 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지난 몇 년간 최소한 뉴스 생산량에 있어서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에 떨어지지 않았으리라 판단된다. 뉴스에 있어 한국은 아시아의 강대국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도대체 한국에서는 왜 그다지도 많은 사건이 일어나고 또 이런 사건들은 세계의 관심을 끌까? 아마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분단 국가라는 사실 때문에 세계의 이목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지구상 마지막 남은 냉전 구도상의 국가라는 점이 뉴스를 만드는 첫째 이유가 된다. 게다가 북한의 핵개발 의혹은 특히 세계 여론을 이끄는 미국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지난 50년 이상 이런 분단 상황에서 살았던 한국인에게는 새로운 일이 아닐지 모르지만 밖에서 볼 때는 한반도는 언제나 일촉즉발의 지뢰밭 같은 곳으로서 주의 깊게 주시해야 할 지역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긴장과 대치 상황 속에서도 남북간 화해 협력이 이뤄지고 있어 또 다른 뉴스의 초점이 된다.



역사적인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남북간의 수많은 교류와 협력 행사는 대부분 세계의 뉴스가 된다. 또한 이런 남북 화해 무드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역시 뉴스 소재로 충분하다. 소위 말하는 한국 사회 내의 이념적 남남 갈등은 한국같이 분단된 나라가 아니면 생겨날 수 없는 특수한 사건이다. 세계의 이목이 여기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 뉴스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 경제는 급속한 압축 성장으로 세계를 놀라게 해서 흥미로운 기사거리가 되었다. 그러다가 역시 순식간에 외환위기를 통해 추락하는 모습은 해외 뉴스 매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다음 경제 회복의 모습 역시 극적이었고 이는 어떤 매체도 외면하기 어려운 흥미로운 사건이었다.



최근에도 한국 경제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모습을 통해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으로는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삼성, 현대, LG 등 우량 기업의 긍정적인 뉴스가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침체, 신용불량자 등 걱정스러운 부정적인 뉴스가 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정치, 경제 기사말고도 문화 등 다양한 기사가 한국으로부터 생산된다.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의 대중 문화 기사는 순식간에 전세계의 뉴스 매체를 매료시켰다. 한국 영화, 드라마, 음악, 게임, 만화 등에 관한 뉴스는 불과 5년 전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사였다. 거기다가 한국의 놀랄만한 정보통신 산업의 발달은 21세기 디지탈 혁명과 맞물려 세계적인 뉴스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정보통신 산업 발달이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 역시 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사건이다. 더욱 최근에는 생명공학 역시 한국의 중요한 뉴스가 되고 있다.



한국이 전 세계 관심의 표적이 되는 데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역동성말고도 또 한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즉 한국인의 개방적인 국민성이다. 대개 한국인은 기자, 특히 외신기자 앞에서는 솔직하게 자신의 얘기를 터놓기를 좋아한다.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거의 없는 일이라고 한다.



한국의 지도층 인사일수록 이런 경향이 심하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의 서양 기자들 앞에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는다. 때로는 완벽하지 않은 영어실력으로 답변했다가 의미가 잘못 전달되어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어쨌든 기자의 입장에서는 한국은 취재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손지애 서울외신클럽 회장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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