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주장] 새 회장에 바란다

이상과 현실을 조화한 임무를 수행해야

제 37대 기협회장 선거가 막을 내렸다.



3명의 후보가 나와 경쟁을 벌였으나, 과열 혼탁의 잡음을 찾아보기 어려운 깨끗한 선거였다. 당선된 김영모 후보에 축하를 보내며, 떨어진 박동수 김구철 후보에게도 선전에 대한 박수와 함께 위로를 보낸다.



새 회장 당선자는 새 천년의 시작과 함께 회장에 취임하므로 과거 어느 때보다 영광스럽고도 힘든 자리를 맡게 된다고 할 수 있다. 그 자리를 잘 이끌어나가기 위해 새 회장은 나름대로 훌륭한 계획과 전망을 제시하였다. 우리는 새 회장이 자신의 공약을 꼭 실현할 것을 요구하면서 회장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지금 언론계의 현실은 참으로 혼란스럽다. 언론이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한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 언론개혁이 우리 사회의 첫 번째 과제로 떠오른 지 이미 오래다. 이제 타율로 바뀔 것이냐, 스스로 변화할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기협이 취해야 할 입장은 분명하다. 새 회장은 기협이 언론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야 할 것이다.



더불어 기자윤리 제고에도 앞장서야 한다. 최근 몇몇 기자들의 비리가 사회를 뒤흔들면서 기자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따갑다. 기자는 전문직이다. 전문직은 엄격한 윤리의식을 기반으로 하며, 전문직의 윤리는 전문직의 단체에서 확립하고 제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자윤리의 문제는 기협의 책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 회장은 분명한 기준 제시와 엄격한 감시 및 징계로 윤리 수준을 높여 기자들이 사회의 존경을 받도록 만들어야 한다.



기자의 사회적 책임과 지위 향상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내적 자질의 향상이다. 기협은 기자들에게 다양한 교육 및 연수 기회를 제공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기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근무 여건 개선은 더욱 절실하다. IMF 위기 때 한 차례 감원 선풍 속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지방의 경우 생활비에 못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용돈 수준에 불과한 임금으로 살아가는 기자들이 수두룩하다. 서울 기자들의 경제 사정은 최근 들어 크게 나아졌지만, 그에 비례해 근무 여건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기협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새 회장은 근무 조건 개선을 위해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최근에는 기사를 둘러싼 소송이 급증하면서 법률지원문제도중요해졌다. 새 회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니 기대해 보겠다.



기자는 다른 어느 직업인보다 공공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자는 생활인이자 조직의 피고용인으로서 다양한 개인적 바람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요구와 욕구를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결코 쉽지 않은 임무를 새 회장이 슬기롭게 수행해 나가길 바라며, 동시에 기자들은 새 회장의 힘든 사정을 이해하여 기협 활동에 적극 협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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