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로 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된 후 대전과 충청지역 언론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일부 중앙언론사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 언론은 헌재판결 직후 사설 등을 통해 보수적 성향의 중앙지들에 대한 반감을 표시한 데 이어(본보 10월27일자 보도) 11월에 들어서도 이들을 비판하는 기사를 이어가고 있다.
중도일보는 6일 위헌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 김원웅 열린우리당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행정수도 건설을 훼방하고 위헌 판결에 이르기까지 최전선에 서온 것이 바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충청도에는 조선·동아일보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의원 발언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신문은 3일자 기사에서도 2일 열렸던 ‘신행정수도건설 비상시국회의’와 관련 “‘시국회의’가 헌법재판소와 한나라당, 일부 중앙 수구언론을 신행정수도 건설의 ‘삼적’(三賊)으로 규정하고 헌재 재판관들에 대한 탄핵과 한나라당의 行首 당론채택,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일부 중앙 수구언론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전일보도 ‘행정수도 기필코 지켜내자’는 4일자 기사에서 ‘신행정수도 건설사수 범 충청권 주민연대’가 ‘500만 충청도민 결의문’을 통해 “국가대업이 일부 정치집단의 정략적 이용과 수구언론의 책동, 이에 편승한 헌법재판소의 망국적 오판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한나라당과 함께 조선일보, 동아일보, 헌법재판소를 규탄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4일 충남대학교 사회과학대에서 열린 대전·충남민언련 주최의 ‘신행정수도특별법위헌 결정과 언론보도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조선과 동아는 ‘행정수도’가 아닌 ‘수도’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했으며, 동아는 ‘민심’ 또는 ‘민의’와 같은 용어를 동원해 개연적 가능성을 멋대로 기정사실화하면서 여론을 자의적으로 재단했다”며 “더욱이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을 4대 개혁입법 저지와 연계시키려는 정략적 보도태도까지 일삼았다”며 이들 신문의 ‘정파성’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충청지역 시민단체들도 이들 보수신문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대전·충남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5일 ‘조선·동아일보 불매운동본부 발족식’을 가졌다.
충청지역에 기반을 둔 ‘신행정수도 건설 비상시국회의’도 2일 기자회견을 통해 “극단적으로 왜곡된 수도권 이기주의의 첨병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잘못을 참회하지 않는 한 신행정수도의 지속 추진 및 지방 살리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불매·절독운동을 전개 한다”며 두 신문에 대한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손봉석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