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경 분리 무산 공식 수순 밟나

23·24일 잇따라 주총...장재구 회장 분리 의욕 여전, 양측 서로 채권단과 접촉해 유리한 결과 끌어내기 시도

한국일보와 서울경제 주총이 23·24일 잇따라 열린다. 한국일보가 서울경제·일간스포츠 분리 결렬선언에 따른 공식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당초 한국일보-서울경제·일간스포츠 분리는 지난해 10월 주총에서 특별 의결한 사안이었다.



다음날 열리는 서울경제 주총 안건은 이사 선임이다. 이 때문에 한국일보가 대주주로서 사실상 서울경제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일보 장재국 회장은 지난 1일 "특정 매수인과 협상 결렬일 뿐,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수정에 관한 협의가 끝나면 분리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사고를 통해 '(98년)11월 1일자로 서울경제·일간스포츠·주간한국 경영권을 장재구 전 회장에게 인계한다'고 밝힌 지 1년여 만에 결렬을 선언한 데서 보듯 향후 분리작업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국일보로선 발등의 불은 새로운 자구계획안 마련이다.



한국일보 문현석 부사장은 "'결렬상황'에 대해서 채권단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추가 부동산 매각을 추진 중이며 매각 결과는 적절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의 한 실무자는 일단 "분사 결렬에 대한 공식통보가 오고 한국일보에서 수정안을 제출하면 다시 채권단 회의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59.7%, 80%에 이르는 한국일보, 서울경제 주식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채권단이 한국일보에서 제시할 수정안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또다른 변수가 추가된다. 서울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350억 원대의 유가증권 문제를 비롯, 장재구 회장이 분사 실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선 장재국 회장과 장재구 회장 양측간의 협상여지는 많지 않다. 그렇지만 6일 미국에서 귀국한 장재구 회장은 7일 이사들과 만나 서울경제 자산을 순순히 내줄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앞으로 서울경제·일간스포츠 인수방안을 채권단과 직접 협의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제 김서웅 부사장은 이와 관련 "장 회장은 분사를 통한 구조개혁에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 "한국일보측이 대주주로서 이익을 배당 받을 순 있겠지만 유가증권은 서울경제라는 별도법인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지금으로선'불씨'로 남아있는 분리 문제와 한국일보 재무구조 개선 결과에 따라 채무상환 일부 유예조치의 1년 연장 방침을 세운 채권단 입장 등은 한국일보, 서울경제 양사의 주총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고를 통해 독자는 물론 사원들과 한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은 여전히 지적돼야할 문제로 남는다.



서울경제의 한 기자는 "그동안 자립경영에 맞춰 실행을 기다리고 있는 계획들이 산적해 있다"면서 "언제까지 은행의 수혈을 받아가며 회사를 유지할 생각만 할 것인가"라고 주주·경영진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국일보, 서울경제 주주·경영진들이 일차적으로 어떤 선택을 내릴 지는 이번 주 주총에서 가려진다. 확실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더이상 '결정'을 미룰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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