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무차별 소송 시달린다
2003년 이후 128건 피소 … MBC-조선-KBS·동아 순
중재위 신청도 급증 … 취재위축 '우려'
언론사가 법적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당사자들은 최근 2년동안 민·형사 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거치는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제소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본보가 지난달 28일부터 2일까지 방송3사와 중앙 일간지 8개사를 상대로 2003~2004년(11월2일 현재까지)까지 ‘민·형사소송 및 피소송 건수 및 유형분석’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민·형사소송 및 피소송’ 총 건수는 2003년의 경우 모두 80건(피소송 76건)이었으며, 2004년에는 60건(피소송 52건)이었다.
언론사별로는 MBC가 모두 3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조선일보 27건, KBS·동아일보 26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SBS 10건, 한국일보 7건, 서울신문 6건, 한겨레2건 순이었다.
이 가운데 민·형사상 피소를 당한 경우는 MBC가 30건(소송 제기 2건)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조선 25건(〃 2건), KBS 24건(〃 2건), 동아 23건(〃 3건)순이었다.
분석결과 소송을 제기한 취재원은 보수신문의 경우 정부 및 여당 등이 많았다. ‘言-言간 맞소송’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방송사의 경우 동아, 조선일보로부터 피소를 당하거나 이들 신문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신문, 방송 모두 개인 당사자들이 제기한 소송도 많았으며, 기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MBC ‘신강균의 사실은’에 고정프로를 맡고 있는 이모 기자는 무려 4건의 소송이 현재 진행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신청한 제소도 많아졌다. 언론중재위가 제출한 올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3년 2월25일에서 2004년 6월30일까지 중재신청건수는 국가기관의 경우 2003년 1백59건, 2004년 1백25건 등 모두 2백84건이었다.
반면 국가기관외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2003년 4백81건, 2004년 2백53건 등 모두 7백34건이나 됐다.
때문에 언론학계에서는 명백히 문제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이 남발될 경우 기자들의 취재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보수-진보진영간 대립의 각이 날카로워진 시점에서 ‘언-언간 소송’이 지속될 경우 ‘언론의 신뢰도’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광운대 주동황 교수(미디어영상학부)는 “당사자들이 소송을 제기하고 중재절차에 따라 정정이나 반론을 청구하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언론사들이 보도의 정확성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며 “다만 언론사끼리 소송은 감정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언론발전을 위해서도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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