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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애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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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개방화 국제화되면서 외신의 중요성은 갈수록 증대되고 있지만 정작 외신이 무엇이고 외신기자가 누구이며 어떤 활동을 하는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외신기자에 대한 간단한 역사를 소개하자면 한국전쟁 당시 처음으로 대규모 외신 특파원이 방한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의 특파원들이었고 이들은 치열한 전선을 넘나들며 전쟁상황을 타전했다. 이 와중에서 거의 20명에 달하는 종군 특파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프레스 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는 이들의 활약을 기리는 패가 걸려져 있다.
그 후 다시 외신기자가 한국에 몰려 들어온 계기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었다. 한국의 발전되고 성숙된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특파원들이 파견되어 한국 사회 전반에 대한 기사를 송고했다. 그 이후 한국에 불어닥친 민주화의 바람을 취재하기 위해 외신의 활발한 활동은 90년대에도 계속되었다. 또한 90년대 초부터 시작된 북한의 핵문제도 외신에게는 큰 기사 거리였다. 최근까지도 북한의 핵 문제는 한국의 정치, 경제 문제와 아울러 외신의 중요한 뉴스이다.
외신 기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취재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1957년 서울외신기자클럽이 사단법인으로 설립되었다. 초기 멤버들은 주로 외신을 위해 일하는 한국인이었고 이들 중에는 국내 언론 출신도 많아서 외신과 내신은 상당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서울외신기자클럽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현재는 2백명이 넘는 외신 정회원이 소속되어 있다. 이들 정회원은 주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매체에 소속되어 있다. 정회원 중 약 3분의 1 정도가 외국인이고 나머지는 한국인이다. 한국인은 초기에는 주로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사람들이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동포나 해외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주로 남자 기자들이었지만 근년 들어 여기자의 숫자가 부쩍 늘어 이제는 약 3분의 1 정도가 되어 분위기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본다.
최근에는 구성 매체나 구성원도 더욱 다양해져서 러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기자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각자 기사에 대한 관심이나 가치도 서로 다르고 취재하는 형태도 서로 다르다. 역시 미국 언론은 한미 관계나 북핵 문제 등에 관심이 많고 일본 언론은 한일 및 아시아의 문제 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제까지는 주로 한국의 정치, 경제, 군사 문제에 관심이 쏠려 있었지만 요즘에는 한국의 문화, 예술, 스포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신기자클럽에서는 취재 편의를 위해 정부 및 재계 인사 등 주요 뉴스 메이커들을 초대해서 기자 간담회를 갖는다. 특히 한 달에 두 세번 정도는 오찬 간담회를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 외에도 그 때 그 때 비공식 간담회를 통해 기사에 대한 배경 설명을 듣기도 한다.
또 한가지 주요 행사는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해피 아워’다. 한 주간의 피로도 풀고 회원 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한 이 시간이 최근 갈수록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즉 서울에서 가장 싼(?) 맥주를 즐길 수 있고 정부나 기업의 공보, 홍보 담당자들이 부담 없이 합세하는 이 시간을 통해 많은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화들이 오간다. 최근에는 많은 북한 전문가들도 몰려들어 이 모임의 열기를 더한다. 영어를 쓰기도 하고 한국어를 쓰기도 하기 때문에 언어의 불편함은 거의 없다. 이 자리를 빌어 금요일 ‘해피 아워’에 국내 언론 기자들을 초대하고 싶다. 취재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내신, 외신간의 벽도 허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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