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위원장 이재희)가 지난 8월 ‘정수장학회’와 관련한 사내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결과를 밝히지 않아 그 배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노조는 설문조사 당시 노보를 통해 조사결과 발표는 물론, 공청회를 통해 정수장학회, 부산일보 소유문제 등을 공론화하기로 했으나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부산일보 기자들 사이에 나오고 있는 관측은 △노조 의도와 반대된 결과 도출 △정치권 눈치 보기 △설문조사 결과 발표시 예상되는 노·사 및 노·노 갈등 부담 등으로 나뉘고 있다.
부산일보 한 기자는 “당초 노조의 예상과 달리 ‘편집권 독립’침해 요인으로 ‘자기 검열’항목이 가장 많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결과가 자칫 사측에게 다른 의도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한 노·사 갈등은 지난 9월 10일 부산일보 창간 58주년 기념식장에서도 불거졌다. 이날 기념사에서 김상훈 사장은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된 발언을 하는 것은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협박성 발언’이라며 “사장은 정수장학회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만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한 기자는 “노·사 갈등 뿐 아니라 조합원 간에도 이견이 있다”며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기회를 통해 정수장학회 문제를 청산하자는 측과 관련 논의를 당분간 자제하자는 측으로 나눠져 있다”고 말했다.
이재희 노조위원장은 “정수장학회와 관련된 사내 설문조사는 내부 ‘참고용’ 조사였기 때문에 밝힐 필요도 없지만 필요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밝힐 것”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설문조사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숨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창남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