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불성실한 노사교섭 등에 맞서 충청일보 논설위원들이 사설 집필거부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충청일보의 민경탁 논설실장과 이정균 논설위원은 23일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후배들의 몸부림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고 선배로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자괴감으로 가슴앓이를 했다"며 "직장폐쇄까지 들먹여지는 현실에서 정론이나 직필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절필에 들어갔다.
민경탁 논설실장은 이날 문종극 위원장이 대신 읽은 '후배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58년 역사의 충청일보가 추락하는 모습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생각과 사설이 없어도 되지 않느냐는 경영진의 언급에서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며 "더 이상 충청일보의 얼과 정신을 살리지 못해 죄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정균 논설위원은 이에 앞서 21일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후 23일 본사 앞에서 열린 대주주 임광수 회장 규탄 및 조충 사장 퇴진촉구 결의대회에서 노조 지지 연설로 후배들을 격려했다.
이 위원은 "경영진은 조합원이 가면 어딜 가겠냐며 결국 다시 백기를 들고 항복할 것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며 "충청일보는 아직 70여명의 노조원이 남아있고 충청도민들도 뜻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경탁 논설실장은 충청일보에서만 31년째 근무중이며 정년을 불과 1년여 남기고 있다. 또 이정규 논설위원은 매주 화요일자 '충청논단' 등을 통해 수 많은 고정독자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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