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이 대통령이 참석 예정인 외부행사와 관련, 참여업체에 수 억원씩의 행사비 분담을 요구했다는 이데일리 보도가 사실로 밝혀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데일리 보도가 인터넷 신문을 통해 보도된 직후 사실을 부인하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가 채 한 시간도 안돼 사실을 시인, 도덕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더욱이 해당 비서관은 지난달 20일 박근혜 패러디 사건으로 직위해제됐던 안영배 전 비서관이 국내언론담당으로 임명된 후 홍보기획담당을 맡고 있고 지난 7월 ´청와대 브리핑에 ‘조선 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는 글을 실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다.
이데일리는 7일 “지난 3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서울 양재동 aT(agri-Trade)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방송선포식’(디지털방송 온에어 개회식)에 행사에 참여했던 가전업체 3곳을 상대로 사실여부를 확인한 결과 청와대 비서관이 삼성 L부사장에 전화를 건 사실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데일리는 “가전업체들은 행사를 불과 10일 정도 앞둔 시점에 제품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행사에 참여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수 억원씩 행사참여비를 부담하라는 압력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간 직후 청와대는 곧바로 “잘못된 내용이 많다”며 초강경 대응의 뜻을 밝혔지만 불과 1시간 뒤 이데일리 취재기자와의 통화 후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이 일부 거짓말을 했음을 시인했다.
청와대 해당 비서관으로 확인된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은 “삼성그룹 임원과 전화 통화한 것이 사실”이라며 “당시 전화통화에서 예의를 갖춰 행사취지를 설명하며 챙겨봐 달라는 식으로 분담금 문제를 거론했으며 절대로 압박이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양 비서관은 “본의와 다르게 답변을 성실히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해당보도를 취재한 이데일리 김수헌 기자는 “젊은 청와대 비서관이 오해를 충분히 살 수 있는 업체 전화에 우려를 표시한 관련 정부 공무원들이 많았던게 사실”이라며 “기업측에서는 청와대 전화만으로도 충분히 압력행사라는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사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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