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비리 대구KBS 새국장맞아 전화위복

출입처 교체.. 자정결의



대구KBS 보도국이 되살아나고 있다. 금품수수 혐의를 받은 도문개 전 보도국장, 여대생을 성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김월하 전 보도국장대행이 남긴 치욕스런 과거는 전화위복의 발판이 됐다. 문제간부들의 편협함으로 막혀 있던 보도국 내 언로가 트이기 시작하면서 보도의 언로가 제대로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대구KBS는 지난 5일 부임한 김충환 신임 보도국장을 중심으로 데스크 진용을 새로 갖추고 여기자 숙직실 등 보도국 내부도 새로 단장했다. 기자들 역시 자발적으로 나서서 '이제 개선이 아니라 쇄신이 필요하다'며 모든 기자의 출입처를 조정했다. 기자협회 지회는 13일 '대구보도국 발전기원제'를 열고 새 출발을 다짐했다. 아울러 기자협회 윤리강령과 KBS 가이드라인의 준칙을 어기는 기자에겐 강력한 공개질책과 제재를 가하기로 결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인수 신임 지회장은 '원칙을 숭상하고 탐욕을 경계하며 공정방송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정진하자'는 내용의 축문을 낭독했다.



달라진 보도국 분위기는 그대로 리포트에 반영됐다. 편집부가 넘쳐나는 기사로 즐거운 고민에 빠질 정도로 기자들의 자발적 아이템 개발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전국뉴스로 방영되는 보도건수 또한 크게 늘었다.



이런 빠른 회복의 비결은 뭘까? 여기에는 상식과 원칙을 지키겠다는 기자들의 굳은 결의는 물론, 후배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대화의 물꼬를 튼 김충환 신임 보도국장의 리더십이 작용했다고 기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부임했을 때 이미 후배들은 일하고자 하는 기자정신으로 무장돼 있었다"며 "그동안 조직이 이것을 억누르고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서 가급적 측면에서 지원하고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인사차 지역인사들을 만나더라도 후배기자를 동반해 고급 취재원 확보를 돕는다. 이런 '동반취재'는 과거 간부 따로 기자 따로 식이던 보도국의 폐쇄적 분위기를 없애는 효과도 있었다.



김 국장은 기자들의 쇄신운동에 마음 든든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안타까운 심정을 나타냈다. 김 국장은 "애초 일부 간부들에게 개인비리가 있었던 것이지 우리 기자들 개개인에게는 문제가 없었다"면서 "권종욱 취재부장, 이창희 편집부장 등 현재 데스크 진영이 탄탄한 능력과 올바른 의식을 가지고 있어 이제 더 이상 불미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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