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엠바고 시비

이근안 관련보도 싸고 서울지검 한바탕 소동

언론 문건, 이근안, 서경원 전 의원, 옷로비 사건 등 기사가 쏟아지고 있는 검찰 기자실에서 엠바고 파기 논란이 일었다.



한국일보는 15일자 1면 머릿기사로 "이근안 도피, 박처원 전 치안감 지시" 제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그러나 이근안 사건은 서울지검 기자실에서 지난 11일 엠바고가 결정된 사안이었다.



엠바고는

▷이근안 사건에 대한 엠바고 계속 유지

▷검찰은 주 1회 공식 브리핑을 가질 것 등 4개항으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기자단은 15일 오전 곧바로 회의를 열어 한국일보에 기자실 3개월 출입정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1진 기자단 간사가 공석인 관계로 '재심'에 오르지 못해 현재 계류 중이다.



반면 한국일보는 엠바고 설정 경위와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징계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일보 검찰 출입기자들은

▷무엇보다 취재 편의를 위해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엠바고를 내걸었고

▷보도 사실은 이미 지난 5일 검찰이 이씨의 부인을 소환해 조사한 내용으로, 브리핑에서 밝히지 않은 내용을 취재·보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4개항의 엠바고는 11일 오후 검찰 브리핑 이후 정식회의를 거치지 않고 타사 기자들이 소파에 모여 결정했고

▷칠판에 공시했다고 하지만 기사 송고로 바쁜 와중에 제대로 확인할 겨를이 없어 설정 사실을 몰랐다며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 신문사 검찰 출입기자는 징계결정에 대해 "고의는 아니더라도 한국일보에서 엠바고 확인절차가 없었고, 몇몇 신문은 같은 사실을 취재했지만 엠바고를 고려해 기사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칙적으로 엠바고 파기라는 입장엔 이견이 없어 징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단의 징계 결정이 곧바로 실행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 출입기자는 "워낙 바빠서 회의 열기도 어렵지만 사안이 중요한 만큼 출입정지 조치가 해당 신문에 미칠 파장을 알기 때문에 '암묵적인 배려'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사실 엠바고 내용이 포괄적인 면도 있었고 상세히 브리핑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제대로 발표하지 않은 검찰에 귀책사유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 역시 되풀이되는 엠바고 논란과 문제점을 답습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일보의 한 검찰 출입기자는 "결과적으로 함께 고생하고 있는 타사 기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점에 대해선미안하게생각하지만 이번 엠바고를 인정할 순 없다"며 "앞으로도 엠바고를 남발해 기자들 스스로 취재를 제약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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