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문화재단에서 지난 5월 문일현 차장을 대상자로 선정해 3000만 원을
지원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중앙일보가 사건 초기에 '휴직 중인 기자'를
강조하며 너무 '거리 두기'에만 집착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스스로 구설의
여지를 제공한 셈이다.
비단 중앙일보만이 아니다. 이번 사안을 지켜보면, 문 차장과 어떻게든 연결만
되면 당사자들은 모두 '에비~'하며 손부터 내젓는다.
중앙일보는 사건이 터지자 '연수가면서 휴직원을 내 사실상 중앙일보 기자 신분이
정지된 상태'라고 금을 그었고 폭로자였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 역시 검찰에 출두해서 "문건 행방에
대해 아는 바 없다", "문건 작성을 문 기자에게 요청하거나 상의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이신범 의원이 공개한, 문 차장과 통화한 청와대 관계자들도 일제히
손을 내젓는다. 누구든 가까워지면 다친다.
인과응보든 아니든 문 차장 개인은 이솝우화에 나오는 박쥐가 돼버린 셈이다.
날짐승에도 길짐승에도 끼지 못하는..
그러는 동안 문 차장은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작살 냈고', 검찰은 문 차장 문건
작성→이 부총재에 전달→이도준 기자 유출→정 의원에 전달→폭로라는 다 알려진
사실로 수사를 마무리지으려는 것처럼 보인다.
기자 두 명만 '나쁜 놈' 만들면 끝나는 건가. 자기 이해가 걸린 부분은 모두가
거리 두기에 급급한 가운데 '언론 문건' 사태의 실체적 진실은 멀어져만 간다.
정말 이것밖에 없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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